최근 당 핵심관계자가 새누리당 공천 갈등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이한구 의원이 솔직히 친박에 무슨 큰 빚이 있나"라며 "최근 경제부총리 인선 하마평에 오르고서도 같은 친박계 내부에서 안티가 많아 인선이 좌절됐다는 말이 나돌 정도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위원장 주변인사들도 "이한구 위원장이 친박계를 내려꽂기 위해 비박계를 대거 숙청할 것이라는 전망 자체가 이 위원장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친박계에 '덕'본 것도 없는데 뭐가 아쉬워 정치 초년병 시절에도 하지 않던 친박 홍위병 역할을 말년에 와서 하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4년전 이 위원장이 소위 친박계 실세라는 사람들에게 당했던 사례를 거론하며, 이번 공천에서 친박계 역시 손 볼 대상중의 하나라고 전망했다.
4년전이던 지난 2012년 2월, 19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이한구 의원의 대구 수성갑에는 이 의원을 포함해 모두 9명의 후보자가 공천을 신청했다.
공천관리위는 보름간의 심사를 끝낸 같은 해 2월 27일, 첫 공천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3월 초순이 되어서도 공천 확정자 명단에 들지 못했다.
당시 친박계 유승민, 조원진 의원 등 대구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받은 점을 감안하면, 명색이 박근혜 대선후보의 경제 가정교사로 통했던 이 의원 입장에서는 모욕적인 시간이 계속되었던 셈.
급기야 5차(3월 11일) 공천자 명단에서도 이 의원의 이름이 빠지자 각종 '설(說)'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당시 대구 현역들 중 총선불출마나 컷오프된 일부 중진들을 제외하고 공천을 확정짓지 못한 대표적 인사는 친박계 이한구 의원과 서상기 의원, 그리고 MB 최측근 주호영 의원 등이었다.
특히 공천을 주도했던 친박 실세 몇몇이 수도권 친이계 인사를 대거 탈락시킨 것을 '보정'하기 위해, 친박계 텃밭인 대구에서 '친박 멤버십'이 상대적으로 약한 이 의원과 서 의원 둘 중 한명을 공천 탈락시킬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흘러나왔다.
우여곡절끝에 이 의원은 총선 후보등록을 코앞에 둔 3월 18일, 9차 공천결과 발표가 돼서야 겨우 공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당시 이 의원은 자신의 공천이 늦어지고 있는데 대해 특정 친박계 인사들의 '농간'을 의심하며 사석에서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그랬던 이 의원이 이번 20대 공천에서는 당 대표도 함부로 대적할 수 없는 계엄사령관이 되어 정계은퇴를 준비중에 있다.
한 친박계 인사는 "물갈이를 하는데 누가 촌스럽게 특정 계파만 딱 집어서 도려내겠나"라며 "비박계는 물론 친박계 내부에서도 저성과자, 비인기자, 또 이제는 정계에서 은퇴해야 할 노쇠한 인사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누구든 '걸리면 죽는다'는 이한구식 개혁공천이 친박계의 목덜미도 결국 움켜쥐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한구 위원장이 공천작업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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