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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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작은 섬의 ‘참치 사냥꾼’ 인또이

KBS1 ‘KBS스페셜’
25일 오후 10시 KBS1 ‘KBS스페셜’은 4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100kg에 달하는 참치와 사투를 벌이는 ‘참치 사냥꾼’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25일 오후 KBS1 ‘KBS스페셜 - 슬픔금지, 참치사냥꾼 40일의 기록’ 편은 필리핀의 작은 섬에서 참치잡이를 하는 어부들의 삶을 전한다.
KBS 제공
2008년 참치잡이 배의 16살짜리 신참 인또이는 한 달 남짓 배에서 일했지만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여기선 슬픔 금지예요. 우울해 보이면 다시 배를 못 타거든요. 선주들은 우울한 사람이 선상 폭동을 일으킨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필리핀 술라웨시 섬에서 참치 사냥을 해온 인또이는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을 생각해 오늘도 슬픔을 속으로 삭인다. 하지만 참치잡이를 포기할 수 없는 인또이는 ‘슬픔 금지’를 가슴에 새기며 다음을 기약한다. 같이 배를 탄 어부들은 어떤 기계장치도 없이 맨손에 낚싯줄로 참치를 잡는다. 나무 막대기로 참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쳐 70kg이 넘는 참치를 제압했다. 또 다른 선원은 100kg이 넘는 참치 ‘빅 아이’를 건져 올렸다.

그로부터 7년 뒤, 제작진은 인또이를 다시 찾아 참치잡이 배에 올랐다. 청년 인또이는 미끼를 만들던 막내 선원이 아닌 어엿한 참치 사냥꾼으로 변화했다. 참치를 잡아 번 돈으로 가족들의 집까지 장만했다. 하지만 항해기간은 여전히 고행의 연속이다. 폭염을 견디면 폭풍이 찾아오는 등 끊임없이 죽음의 공포에 시달린다. 술라웨시에 나타나는 해적의 존재 역시 두렵다. 인또이는 이 모든 고통과 두려움을 애써 잊고 참치잡이 배에 오른다. 참치 사냥을 위해 바다로 갔다가 집에 돌아오고, 다시 배를 타는 생활을 반복한 인또이. 30일간 바다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생을 살고 싶어진다. 하지만 평생 참치만 잡아온 인또이에게 다른 기회는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