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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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데얀 “전북 3연패 막겠다”

ACL 1R 부리람과 복귀전서
1골 1도움… 서울 6-0 대승 견인
2011∼2013년 3연속 득점왕
‘몬테네그로 특급’ K리그 전설로
수원·포항은 1차전 0-0 무승부
FC서울 공격수인 ‘몬테네그로 특급’ 데얀(사진). 그는 한국이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한국 무대에 데뷔한 데얀은 이듬해 서울로 이적했다. 2013년까지 K리그 그라운드를 누빈 그는 매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2011∼2013년에는 득점왕까지 차지하며 외국인 선수 중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또 2010, 2012년 서울의 K리그 우승,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득점왕 데얀이 2년 만에 K리그에 돌아왔다. 23일 태국 부리람 유나이티드와의 2016 ACL 1라운드에서 보여준 기량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데얀 스스로도 “다시 서울 유니폼을 입고 ACL 무대에 서니 감회가 새롭다. 정말 완벽한 경기였다”며 만족해했다. 그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6-0 대승에 기여했다.

데얀은 2013 시즌을 마치고 중국으로 떠났다가 지난달 다시 K리그에 복귀했다. 자신이 화려한 시절을 보낸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중국에서는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없던 탓도 있다. 어느덧 30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이마에는 주름이 더 늘었지만 K리그를 호령한 공격수답게 첫 경기부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아드리아노와 최전방 공격수로 호흡을 맞추며 안정적인 볼 컨트롤과 송곳 같은 패스 등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을 뽐냈다. 아울러 예전의 데얀이라면 자신이 직접 슛을 할 상황에서도 욕심부리지 않고 아드리아노 등 동료 선수에게 연결해 득점으로 이어지도록 도우는 ‘이타적인’ 플레이까지 장착했다. 데얀은 “아드리아노는 굉장히 빠르고 공간을 찾는 움직임이 탁월하다. 그 덕에 예전보다 경기하는 데 훨씬 편해졌다”며 “축구는 팀 운동이기 때문에 팀이 이길 수 있다면 다른 선수들이 골 넣는 것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데얀이 서울을 떠난 사이 K리그 클래식은 전북 현대가 1강 독주체제를 공고히 하며 2연패를 달성했다. 전북은 올 시즌 이동국 등 기존 자원에 김신욱, 김보경 등을 더해 더욱 막강한 전력을 갖췄다. 전북도 23일 ACL 첫경기에서 FC도쿄를 2-1로 물리쳤다.

하지만 서울의 공격진도 만만치 않다. 데얀과 아드리아노 그리고 박주영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공격진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최고로 꼽힌다. 데얀은 “한국에서 좋은 선수들은 모두 전북이 데려간 것 같다. 강한 건 사실이지만 우리 팀 선수들도 충분히 자질이 있다”며 “부리람전 같은 경기력이 꾸준히 나온다면 전북의 3연패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서울은 다음달 1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 ACL 2라운드를 치른다.

한편, 수원 삼성은 24일 감바 오사카와의 ACL G조 조별리그 1차전 홈 경기에서 골대만 2번 강타하는 불운 속에 0-0으로 비겼다. 포항 스틸러스도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ACL H조 1차전 중국 원정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부리람=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