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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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외투자, 금융부채보다 1천988억달러 많아…사상 최대

2년 연속 순자산국…외국인의 한국 투자는 533억 달러 감소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29.6%로 11년 만에 최저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외투자가 늘면서 대외자산이 금융부채보다 많은 '순자산국' 지위를 2년째 유지했다.

또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낮아져 외채 건전성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5년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투자(금융자산) 잔액은 1조1천399억 달러로 1년 사이 579억 달러 늘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투자한 금액(금융부채)은 작년 말 9천411억 달러로 533억 달러 감소했다.

국제투자 통계는 직접투자와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 파생금융상품 등을 포함한다.

이로써 대외투자에서 외국인투자를 뺀 순국제투자 잔액은 1천988억 달러로 사상 최대로 나타났다.

그동안 순국제투자는 연말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2014년 876억 달러로 처음 플러스를 나타냈다.

우리나라의 대외 증권투자, 직접투자 등이 급증했지만, 외국인투자는 원화의 평가절하 등으로 크게 줄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유병훈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증가가 대외투자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1천59억 달러로 처음 1천억 달러를 돌파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2014년 104억 줄어든 데 이어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거래 요인에 따른 외국인 투자의 감소액은 177억 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258억 달러)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다.

작년에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 등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많이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받을 돈과 갚아야 할 돈의 차이를 나타내는 순대외채권은 600억 달러 넘게 늘었다.

대외채권·채무 통계는 상환 만기와 금리가 정해진 대출금, 차입금, 채권 등으로 구성된다.

외국에서 받을 대외채권 잔액은 7천197억 달러로 2014년 말(6천836억 달러)보다 362억 달러 늘었다.

반면 우리나라가 갚아야 할 대외채무는 3천966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78억 달러 줄었다.

이에 따라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3천232억 달러로 전년(2천592억 달러)보다 640억 달러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외채는 작년 말 1천87억 달러로 1년 전보다 77억 달러 줄었다.

특히 단기외채를 준비자산으로 나눈 비율은 29.6%로 2014년 말(32.0%)보다 2.5% 포인트 낮아졌다.

또 2004년 말(27.3%) 이후 11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 74.0%로 높았지만 2009년 55.1%, 2010년 46.8%, 2011년 45.6%, 2012년 39.1%, 2013년 32.3% 등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단기외채는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한꺼번에 빠져나갈 우려가 있는 자금으로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이 그만큼 나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획재정부는 "우리 경제의 외채 건전성은 양호하지만 세계 경제·금융시장에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외채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금융기관의 외환건전성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말 총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27.4%로 1년 전과 같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