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교생의 1인당 월평균 명목 사교육비는 24만4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로 조사됐다. 이는 2014년(24만2000원)보다 2000원 늘어난 금액이다. 또 2007년 조사 이래 가장 많은 금액이기도 하다. 1인당 명목 사교육비는 물가지수 등을 반영하지 않고 한 해 사교육비 총액을 학생수로 나눈 금액이다.
1인당 명목 사교육비 증가와 관련, 교육부는 초·중·고교생 학원비와 음악·미술·운동 학원비, 이러닝이용료 등이 포함된 ‘사교육 관련 소비자지수’(2015년 2.6%)를 반영한 지난해 1인당 실질 사교육비는 20만4000원으로 전년(20만7000원)에 비해 3000원 줄었다고 설명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사교육 관련 물가지수를 반영해 환산한 금액이 줄었다고 해서 ‘가계의 지출부담’이 준 것은 아니다”며 “실제 통상적으로 쓰이는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0.7%)를 반영하면 1인당 사교육비는 22만2000원으로 2012년 이후 같은 금액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는 17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00억원(2.2%) 줄었다. 그러나 이는 초·중·고교 학생수가 전년보다 3.1%(19만7000명) 감소한 탓으로 보인다.
2015년 전체 사교육 참여율은 68.8%로 전년도 68.6%에 비해 0.2%포인트 늘었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2014년 49.5%에서 지난해 50.2%로 학교급별로는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이처럼 사교육비 증가 요인에는 공교육정상화법 시행으로 중·고교 방과후학교에서 선행학습 금지로 방과후학교 수요가 사교육으로 옮겨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방과후학교 비용 총액은 1조1600억원으로 전년보다 7.5% 줄고, 참여율도 57.2%로 2.1%포인트 떨어졌다.
예체능 과목의 사교육이 늘어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2015년 국어와 영어 등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19만원으로 전년보다 0.3%(1000원) 줄어든 반면 예체능 사교육비는 5만3000원으로 5.4%(3000원) 늘었다.
예체능 사교육비는 조사가 시작된 2007년(4만3000원)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급에서 방과후 학교나 돌봄교실 등의 역할을 하기도 하는 태권도나 줄넘기 등 체육 관련 학원에 보내는 학부모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초등학교 예체능 방과후 프로그램 확대 방안을 다음달 중 마련할 계획이다. 또 중·고교 방과후학교의 선행학습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