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경쟁사들은 이번 합병 승인에 대해 ‘정부 심사재량을 제약하는 행위’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어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진석(사진) CJ헬로비전 대표는 주총 직후 “관련 부처의 심사 기간은 약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이라며 “의결은 정부 승인을 전제하고 있다. 만약 (정부의) 불허 시 모든 절차는 무효가 된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도 이날 같은 시각 서울 중구 퇴계로 SK남산빌딩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CJ헬로비전의 합병계약을 통과시켰다.
현재 관계 법령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의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합병 기일이 변경되거나 정부 승인을 얻지 못한다면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있다.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이날 공동 입장자료를 내고 “정부의 인·허가 전에 주총 의결권을 행사해 합병을 승인하는 것은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즉 경영권의 실질적 지배자가 정부의 주식인수 승인 없이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규정한 ‘방송법’과 정부 인가 전에 주식양수도 계약의 후속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현재 정부가 인수·합병에 대한 인허가 심사를 위해 대국민 의견 수렴과 공청회 등의 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합병을 결의하는 건 정부 판단에 일종의 ‘압박’”이라고 강조했다.
CJ헬로비전 측은 이에 대해 “이번 임시주총은 인수합병의 통상적이고 적법한 절차로, CJ헬로비전의 합병 결정에 따라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기 위한 기업 내부의 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즉 대주주인 CJ오쇼핑이 자사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SKT의 영향력 행사가 원인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