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불모지인 대구에서 표밭을 갈아온 홍의락 의원, 험지인 경기 북부의 의정부를 지키며 두 차례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문희상 의원의 컷오프를 놓고는 지도부 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26일 홍 의원을 직접 거명하며 “불모지에서 뛰었는데 이렇게 탈락시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이런 혁신안이 어디 있느냐. 여백이 너무 없다”며 “구제하고 싶어도 구제할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역정도 냈다는 후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왼쪽 두번째)와 이종걸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 등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부실채권 70억원 탕감, 돈보다 사람이 먼저다!’ 행사에 참석해 압류예정통고서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그러나 결과를 번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성수 대변인은 “컷오프 20%를 조정할 수 없도록 돼 있어서 누구 한 명을 구제하면 또 다른 한 명을 컷오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전 대표 체제의 혁신위가 만든 ‘시스템 공천안’에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문희상, 전정희, 김현, 백군기 의원은 이날 이의신청을 했다.
의원총회에서도 컷오프와 강기정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북갑 전략공천 방침을 놓고 성토가 이어졌다. 정세균 의원은 “그냥 언론에 발표해버리니까 날려버리는 것처럼 됐다”며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유일하게 남아 광주를 지켰는데 나를 잘라버리느냐”고 반발하며 눈물까지 흘렸다고 한다. 전정희 의원은 “오늘 헌정상을 받았는데 당에서는 의정활동을 못했다고 배제돼 기가 막힌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