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우리은행 배당 늘려 공적자금 회수 검토

공자위원장, 매각지연 대안 제시/ 일각 “임시방편… 근본해법 아냐”
민영화 전망에 다시 안개가 끼면서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의 주식 배당 성향이 높아질 것 같다. 매각(민영화)이 지연되는 동안 배당금을 늘려 조금이라도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의 민간 측 위원장인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28일 “저유가로 중동 산유국 경제가 충격을 입고 유럽도 다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면서 “매수세가 전반적으로 미약한데 무리하게 매각에 나서면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매각전략 전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중동 국부펀드와의 지분매각 협상은 소강상태로 접어든 지 오래다. 우리은행 측이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수요 조사에 나섰으나 유럽 사정도 좋지 않아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배당 확대는 매각 지연의 대책으로 제시됐다. 윤 위원장은 “매각이 지연될 때는 그에 맞는 전략 수정이 필요한데 배당 확대가 그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 고위 관계자도 “요즘같이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는 지분매각보다는 배당을 늘려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당 확대는 임시방편일 뿐 원금 회수 해법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 민영화소위원회에 참여했던 정병욱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부)는 “배당을 늘려봤자 이자비용을 조금 더는 정도지 원금을 회수하는 방법일 수 없고 배당 확대는 우리은행의 자본을 갉아먹는다는 점에서 모순적”이라고 말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