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거 전 부총재는 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에 대해 "가능성이 큰 것을 꼽자면 유럽이 겪을 문제에 유럽연합(EU)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이 겪을 주요 문제로는 그리스에 다시 찾아올 것으로 보이는 위기와 영국의 유로존 탈퇴(브렉시트), 난민의 대량 유입에 대한 대응, 동유럽의 경제정책 변화 등을 꼽았다.
그는 이어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손실을 가져올 위험 요인으로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거론하며 "굉장히 큰 손실을 가져오겠지만, 분쟁이 고조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크루거 전 부총재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부진과 호조가 동반되는 '투스피드 월드(Two-speed World)'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라고 정리했다.
미국과 일부 북유럽 등은 만족할 만한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으나, 이른바 브릭스(BRICs)를 포함한 다른 신흥국들은 역풍을 맞아 경제침체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미국이 강력한 경제적 리더십을 발휘, 미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세계경제도 동반 성장하거나 부진을 겪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던 것과 달라진 것이다.
그는 최근 2∼3년 사이에 이렇게 흐름이 바뀌었다며 "세계 경제가 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크루거 전 부총재는 그러면서 현재 미국 경제는 상당기간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지만, 다른 나라의 성장까지 견인할 역할을 하리라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과거와 달리 유럽 등에서 불어닥칠 역풍에 미국의 경제도 영향을 받고, 그에 따라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대부분의 국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높아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60년간 세계경제의 성장 엔진은 미국의 리더십이 이끈 자유무역이었으나 최근 미국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보호주의의 압력이 커지지 않도록 서비스부문 등의 무역자유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루거 전 부총재는 특히 자유무역과 관련해서는 "교역으로 성장해 온 한국에 세계교역시스템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WTO 등에서 리더십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서비스산업의 교역 자유화가 이뤄지면 큰 이득을 볼 국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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