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인 B씨는 키 177㎝에 몸무게 125㎏으로 체구가 컸다.
고혈압과 당뇨 등을 앓은 적이 있지만, 심전도 검사에서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수면 위내시경 검사를 진행했다.
의사 A씨는 위내시경 전 수면을 유도하기 위해 B씨에게 프로포폴 성분이 든 아네폴 130㎎을 투여했다. 그러나 B씨가 곧바로 잠들지 않자 추가로 50㎎을 더 주입했다.
이후 환자는 잠이 들었지만 내시경을 위에 삽입해 검사하는 도중 갑자기 숨을 몰아쉬는 등 불규칙한 호흡을 보였다.
A씨는 환자의 코를 통해 분당 5ℓ의 산소를 공급했고, 다시 숨이 정상으로 돌아오자 계속 내시경 검사를 했다.
검사는 4분 만에 끝났다. A씨는 간호조무사에게 산소투여 장치 등을 제거하라고 말한 뒤 의사실로 갔다.
그러나 A씨가 다른 환자 2명의 영상 사진을 확인하고서 잠시 후 검사실로 되돌아왔을 때 B씨는 호흡과 맥박이 잡히지 않고 입술이 푸른색을 띄는 청색증을 보였다.
B씨는 의사의 응급조치 후 심폐기능을 회복했지만 1시간 후부터 다시 경련과 발작 증상을 보여 인천의 대형병원으로 옮겨졌다.
결국 B씨는 위내시경 검사 보름 뒤인 2012년 4월 26일 인천시 남동구의 한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졌다. 사인은 다발성장기부전과 심폐정지였다.
검찰은 "비만환자의 경우 정상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호흡정지 시 뇌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도 환자의 경과 관찰을 게을리 해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인정된다"며 A씨를 재판에 넘겼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5단독 한지형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비만 환자인) 피해자는 일반인에 비해 수면 내시경 검사를 마친 이후 더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피고인은 검사 종료 후 적어도 2∼3분 이상 아무런 관찰을 하지 않고 환자를 둬 의사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지만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김도현 부장판사)는 최근 이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2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를 살펴보면 유죄 판단은 정당하고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는 중한 결과가 나타났고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적정하다'고 덧붙였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