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해양경비안전서는 수산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선주 박모(5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해경은 박씨 대신 선주 노릇을 해온 도모(53)씨 등 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동해안에서 밍크고래 등 13마리를 작살 등으로 포획해 시중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밍크고래는 한 마리당 3000여만원으로, 이들이 잡은 고래는 3억9000여만원에 달한다.
조사 결과 이들은 작살을 이용해 밍크고래를 포획, 바다에 숨겼다가 야간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바지선주 등을 내세우며 단속을 피해왔다. 2009년 9.7t짜리 포경선을 자신의 장모 명의로 구입한 뒤 수시로 처형, 동생 등으로 명의를 변경등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은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해 재산과 소득을 숨겼다. 선원들에게는 적발되면 자신을 숨길 것을 사주하기도 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해경은 지난해 5월29일 울산 동구 방어진항에 입항하던 이 배에서 고래포획도구와 고래유전자를 발견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울산 해경 관계자는 “선장과 선원들을 고래 불법포획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지만 9개월간의 끈질긴 수사 끝에 범행이 드러나게 됐다”며 “박씨가 2010년을 전후해 어선 3척을 더 운영했던 것을 확인,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