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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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47개월째 흑자인데…외국인 투자 왜 감소하나?

지난달 경상수지 47개월 연속 흑자 '사상 최장'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외국인 국내투자 8개월째 감소세
1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70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장 기간인 4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국내투자는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째 줄어들고 있고, 1월에는 전월에 비해 감소폭이 더 확대됐다. 왜 그럴까.

한마디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개방형 한국경제, 그 가운데서도 특히 금융시장이 중국 등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부진 등으로 외풍을 많이 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6년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70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3월부터 47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둔화 등에 따라 수출이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구조라는 점에서 우려되고 있다.

1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81억1000만 달러로 전월(106억8000만 달러)보다 25억7000만 달러 축소됐다. 수출과 수입이 동반 급감한 영향이다.

수출은 37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8% 하락해 지난해 5월(16.3%) 이후 최대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통관 기준 수출 품목별로는 디스플레이 패널(-38.5%)과 선박(-33.2%), 석유제품(-38.2%) 등 주력 품목에서 큰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는 수출가격과 물량이 모두 줄어든 영향이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실제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95.67로 전년동월대비 17.8% 하락했고, 수출물량지수도 121.67로 7.4% 하락했다. 수출물량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09년 5월(-11.7%) 이후 6년8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수입은 297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1% 줄어들면서 하락 폭이 더 확대됐다. 이는 2009년8월(31.3%) 이후 최대폭의 하락이다. 품목별로는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원자재(-28.8%)의 감소폭이 컸고, 자본재(-13.1%)와 소비재(-2.9%) 모두 감소했다. 같은달 수입금액지수는 20.9%, 수입물량지수는 5.9% 줄었다

4년 넘게 이어진 경상수지 흑자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 국내투자는 전월(-40억4000만 달러)보다 감소 폭이 확대된 45억3000만 달러 감소를 기록했다. 외국인 국내투자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째다. 이 기간동안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은 233억8700만 달러에 달한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세계 경기부진 등의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급격한 자금유출은 실물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우려가 되고 있다.

신병곤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해외 주식시장 부진 등의 영향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