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는 지금까지 벌인 자격심사를 토대로 경선 대상 지역과 함께 우선·단수추천 지역까지 발표할 가능성이 커 사실상 이번 총선 공천의 첫 '컷오프'가 이뤄지는 셈이다.
특히 현역 살생부 파문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어서 명단에 포함됐던 의원이 실제 경선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해당 지역이 우선추천지로 선정될 경우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공관위는 우선 본선 경쟁력과 함께 도덕성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전해졌다.
공관위의 한 관계자는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후보 경쟁력은 기본이고 정치권이 불신을 받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도덕성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당헌·당규가 규정하는 부적격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정밀하게 자격심사를 벌여 옥석을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당규에서는 단순히 전과자뿐 아니라 '부정·비리 등에 관련된 자', '탈당·경선불복 등 해당행위자' , '유권자의 신망이 현저히 부족한 자' 등도 부적격 기준으로 삼고 있어 그동안 각종 도덕성 시비에 휘말린 후보들도 대거 포함될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친박계인 유기준 의원은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살생부 파동 이후 어느 때보다도 이한구 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들이 상당한 권한을 발휘할 것"이라면서 "후보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경우 우선추천제를 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더는 왈가왈부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김재원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불합리한 공천에는 도장을 안 찍겠다'고 한 김무성 대표의 입장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당 대표가 공천장에 도장을 찍을 수 없을 만큼 불합리한 공천이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추천제를 활용한 비박계 공천 배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그러한 움직임도 없고, 가능해 보이지도 않는데 그렇게 상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비박계의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YTN라디오에서 "상향식 국민공천제는 당헌·당규까지 고처가면서 정했기 때문에 지키려고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면서 "시간이 좀 부족해도 원칙적인 면에서의 상향식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비박계 의원은 "살생부 명단에 들어갔던 의원들이 실제로 컷오프될 경우 당이 갈라지면서 의석을 대거 잃을 것"이라면서 "과반 의석이 붕괴되면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도 빨라진다"고 경고했다.
한편, 애초 비례대표 공관위는 별도로 구성할 방침이었으나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면서 현재 공관위가 추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는 비례대표를 통해 상대적으로 손쉽게 자파의 정치 신인을 국회에 입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공관위가 비례대표 심사까지 병행하기를 선호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새로운 공관위를 구성하기는 늦었다"면서 "또 비례대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슈스케(슈퍼스타K) 방식으로 공개 오디션을 보려던 것도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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