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는 2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비스타의 챔피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시범경기에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방문 경기를 치른 볼티모어는 올겨울 7년 1억6100만달러의 FA계약을 맺으며 구단 최고액 기록을 경신한 크리스 데이비스를 비롯해 애덤 존스, 매니 마차도 등 간판 선수 대부분을 쉬게 했다. 그러나 빅리그 새내기 김현수는 예외였다.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를 중심타선에 포진시켜 빅리그 투수들을 상대하는 경험을 쌓게 했다.
1회 초 2사 2루, 첫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애틀랜타 선발 윌리엄스 페레스를 상대했다. 페레스는 지난해 5월 빅리그에 데뷔해 7승6패 평균자책점 4.78을 기록한 우완 유망주. 김현수는 페레스의 직구를 공략했지만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 우완 대니 브라와를 상대로 직구를 받아쳐 1루 땅볼로 물러났다. 김현수는 6회에도 좌완 헌터 세르벤카에 막혀 중견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김현수는 6회말 수비 때 알프레도 마르테와 교체됐다.
김현수는 페레스와 브라와의 90마일대 초반, 시속 140km 중·후반의 공을 공략하지 못해 범타로 물러났다. 지난해 11월21일 프리미어 12 결승전이 끝난 뒤 101일 만에 실전을 치른 김현수에게 첫 경기부터 맹타를 기대하는 건 과욕이다. 실전 감각이 떨어진 이 시기에 빠른 공 대처는 더 어렵다. 더구나 시속 140㎞대 후반의 공은 한국프로야구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었던 공으로, 김현수가 압도당할 구속은 아니기에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메이저리그는 흔히 직구라 불리는 볼 끝이 비교적 깨끗한 포심패스트 볼보다는 투심패스트 볼이나 싱킹패스트 볼(싱커), 컷패스트 볼(커터) 등 포심보다 구속은 느리지만 볼 끝 변화가 심한 변형 직구 구사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KBO리그에선 투심이나 싱커, 커터가 주로 130km대 후반에서 140km대 초반에 형성되지만, 메이저리그엔 150km를 훌쩍 넘기는 투심이나 싱커, 커터를 던질 수 있는 ‘파이어볼러’가 득실하다. 김현수는 물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등 KBO리그 출신의 빅리그 새내기 타자들로선 변형 직구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빅리그 정착 여부가 갈릴 수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