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B. 폴라드 지음/이미경 옮김/책읽는귀족/2만4000원 |
서양인 기독교 목사가 쓴 근대기 동양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 E B 폴라드는 침례교 목사다. 전혀 무겁지 않으면서도 무언가 메지시를 전해주는 책이다.
그에 따르면 여인들의 흥망은 민족의 부침과 비례한다. 이를테면 그리스, 로마와 이스라엘은 여성에 대해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과거 그리스에서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는 열등했다. 이 때문에 세계 문명의 꽃을 피웠던 그리스는 나라가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로마에서 자행된 여성들에 대한 모독은 로마 세력의 하락을 부채질했다. 그러나 히브리의 아내와 미망인들을 보호하는 문화는 이스라엘의 생존을 뒷받침하는 거대한 원동력이 되었다.
이처럼 힘 있는 집단만이 재물과 권력을 독점하고 있을 경우, 결국 쇠퇴하여 파멸로 치달았다. 반면 힘없고 약자인 여성이나 하인 등 구성원들까지 보살피는 시스템이 있는 집단은, 오랫동안 존속하고 발전하며 더 강해졌다. 여성들의 역사는 내부를 잘 다지고, 보살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겨준다. 옮긴이는 해제를 통해 “이 책은 ‘금수저든 흙수저든 여성이라는 굴레를 넘어서’ 모든 동양 여성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며, 우리에게 과제를 안겨주는 메시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책에는 조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하층민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가 주류다. 19세기 후반 무렵의 조선 여성들을 보고 묘사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당시 청나라를 통해 조선을 파악했고, 조선 여성을 이해했다.
김신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