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7조원 규모로 커진 아웃도어 시장에서 블랙야크의 성장둔화가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비상장사인 블랙야크의 경우 지난해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성장 둔화는 개선되지 않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블랙야크의 지난 2014년 매출은 5823억원으로 2013년 대비 1.4% 추락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810억원으로 전년대비 26.7% 곤두박질쳤다.
뿐만 아니라 블랙야크 계열사인 마운티아·카리모어 등의 브랜드를 둔 동진레저는 같은 기간 1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어 블랙야크의 향후 실적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비침체와 이상 고온 등의 영향이 판매 악화에 한몫했지만 아웃도어 인기가 예전만 못했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던 아웃도어 패딩제품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반면, 강 회장은 블랙야크의 실적악화라는 숙제를 풀기 보다는 2세 경영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장남 강준석 이사가 지난해 초부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블랙야크의 2세 경영체제가 본격 가동됐다. 블랙야크는 수년 전부터 공을 들인 코스닥 상장 작업도 유보한 채 '오너 2세'를 필두로 해외 영토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강 이사는 글로벌 아웃도어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한국에서 시작해 중국을 거쳐 히말라야를 넘는 블랙야크만의 '야크로드'를 개척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2세 경영권 승계가 강 이사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아웃도어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역사가 비교적 짧아 회사 전면에 나서는 2세들을 보기 힘들었지만 블랙야크가 2세 경영에 첫발을 내딛었다"고 평가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강 이사가 그동안 글로벌사업 중심으로 경영 수업을 받아 온 만큼 국내 사업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해외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통업계에선 블랙야크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가운데 아웃도어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블랙야크가 흔들린 데는 유행에 민감한 학생들이 새 브랜드로 옮겨 가 수요가 분산되고 후발 업체들의 선전으로 경쟁은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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