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정도/윤석철 지음/위즈덤하우스 |
강민구(사진) 부산지법원장이 8일 세계일보에 기고한 ‘삶의 정도’(윤석철 지음, 위즈덤하우스)에 대한 서평이 독자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다. 세계일보는 올 들어 독서문화 진흥에 기여하고자 각계 저명인사들이 감명깊게 읽은 책을 소개하는 ‘나의 애독서’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자기계발서나 처세술, 부자 되기, 힐링 등에 초점을 맞춘 서적들이 독자들을 좁고 얕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는 말로 운을 뗀 강 법원장은 경영학의 대가인 윤석철 서울대 명예교수가 쓴 ‘삶의 정도’를 열독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30여 년간의 독서 여정에서 수많은 책을 만났다. … 한 권의 책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삶의 정도’를 이야기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복잡함(complexity)을 떠나 간결함(simplicity)을 추구하라’를 비롯해 밑줄 긋고 싶은 많은 문장이 등장한다. 그중 아직도 필자의 가슴을 울리는 문장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기 삶의 길을 떳떳하게 갈 수 있는 것이야말로 삶의 정도다’라는 것이다.”
강 법원장에 따르면 이 책은 삶의 모델을 크게 4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1번은 이른바 ‘너 죽고, 나 살고’ 모형이다. 이기적 군상을 뜻한다. 2번은 ‘너 죽고, 나 죽고’ 모형이다. 이른바 테러범 모델이다. 3번은 ‘너 살고, 나 죽고’ 모형이다. 흔히 ‘이순신 모델’로 불리는데 아주 휼륭하고 감동적이긴 하나 실천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마지막 4번이 바로 ‘너 살고, 나 살고’ 모형이다. 한마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강 법원장은 “삶의 정도(正道)는 생존경쟁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기 삶의 길을 떳떳하게 갈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라는 저자의 말을 인용하며 독자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을 권한다.
강 법원장은 “저자는 전문 경영학 저서 외에 10년마다 한 권씩 일반 대중용 저서를 주기적으로 세상에 내놓고 있는데 이 책은 그 네 번째”라며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적이고 통섭적인 저자의 사고는 수려한 문장 속에서 연륜만큼 깊은 통찰을 담아 이 책 가득 흐르게 하고 있다”는 후한 평가로 ‘삶의 정도’를 일독할 것을 제안했다.
경북 구미에서 태어난 강 법원장은 용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2년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법조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사법연수원을 14기로 수료한 뒤 서울지법 의정부지원(현 의정부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 대구지법·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전고법·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법원 내 ‘정보기술(IT) 혁신가’로 불리는 강 법원장은 정보기술에 밝아 한국정보법학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창원지법원장, 부산지법원장을 잇따라 지내며 IT를 활용한 왕성한 글쓰기로 2000쪽 분량의 ‘창원 이야기’, 1600쪽 분량의 ‘부산법원 통신’을 각각 펴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