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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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기계와의 대결… 바둑 인구 늘 것”

입력 : 2016-03-09 18:45:03
수정 : 2016-03-09 18: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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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국은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란 한마디로 압축된다.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수도 없이 그려온 승부가 반상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바둑돌 한번 잡아 본 적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국 이후 바둑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부쩍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바둑은 ‘세계대회’라는 타이틀을 걸기는 했어도 실상은 한·중·일 3국 경쟁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바둑인구 비율과 기사들의 기량은 물론이고 바둑에 대한 관심 자체가 낮다. 하지만 이번 대결 덕분에 서울에 수백명의 외신기자들이 몰려들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 바둑의 본산인 한국기원도 찾았다. 5차례 대국이 진행되면서 보도가 급증하게 되면 대중의 관심은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볼 수 있다.

세계 최대 바둑 인구를 가진 중국에서도 기대가 크다. 중국 바둑 국가 대표팀의 위빈 감독은 “(이번 대국은) 바둑이 세계적으로 보급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계의 도움을 받으면 서양인들도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쓰밍 전 중국기원 원장 역시 “기계가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를 이길 경우 더 많은 사람들이 바둑을 연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인간이 기계에 지면 바둑기사는 밥벌이를 잃을 것이다. 바둑은 쇠락해 소프트웨어 게임으로 변할 수도 있다”(커제 9단)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한국기원의 ‘2009 대한민국 바둑백서’에 따르면 중국의 바둑인구는 2500만명이고 한국, 일본이 각각 900만명, 500만명으로 추정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