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낯선 공간, 낯선 시간 속으로 떠나는 행위’다. 여행을 통해 사람들은 삶을 지속시켜 주는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국내를 두루 돌아본 사람은 자연 외국으로 발길을 돌린다. 가까운 일본, 중국, 동남아를 섭렵하면 서유럽, 인도, 호주, 뉴질랜드에 이어 북미, 남미, 동유럽, 아프리카를 탐한다. 그 다음 남은 곳은 극지방뿐이 아닐까? 먼저 눈과 얼음, 오로라로 상징되는 아이슬란드를 안내한다. ‘얼음의 나라’라는 선입견을 떨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훌쩍 떠나 보자.
아이슬란드는 거대한 빙하와 만년설, 용암, 호수로 이루어져 있다.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 초원에서 사람과 말들이 조화롭게 살아간다. |
아이슬란드는 거대한 빙하와 만년설, 용암, 호수로 이루어져 있다.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 초원에서 사람과 말들이 조화롭게 살아간다. |
켈라비크 공항 인근 들판에 이름 모를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극지방이지만 여름은 여느 유럽 나라들처럼 따듯하다. |
켈라비크 공항 인근 들판에 이름 모를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극지방이지만 여름은 여느 유럽 나라들처럼 따듯하다. |
아이슬란드 자연은 영화로도 익숙하다. 판타지 소설의 대부 존 로널드 로웰 돌킨은 젊은 시절 이곳을 여행하며 ‘반지의 제왕’ 영감을 얻었다.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역시 이곳에서 주요 장면의 스케치를 완성했다. 영화 ‘노아’에서는 노아 가족이 홍수 이전에 살았던 고대세계로 그려졌으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에서는 주인공이 탐험하는 얼음 행성과 물의 행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또한 외계인 침공으로 폐허가 된 2077년 지구를 그린 톰 크루즈 주연의 ‘오블리비언’도 이곳에서 찍었다. 영화에서처럼 아이슬란드는 인간의 손길이 아직 닿지 않은 미답지로 남아 있다.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여행자들에겐 더욱 매력적인 땅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아이슬란드는 국토 대부분이 용암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화산재에 이끼 낀 모습이 마치 외계 행성을 보는 듯하다. 영화 ‘인터스텔라’ ‘오블리비언’ 등의 촬영지다. |
유럽의 일부이기 때문에 주민 대부분은 노르웨이 바이킹족과 스코틀랜드·아일랜드 켈트족의 후예다. 옛 노르웨이어와 비슷한 아이슬란드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지만 영어로도 웬만한 의사소통은 가능하다. 적잖은 사람이 여행을 떠나기 전 언어에 대해 우려한다. 물론 말이 잘 통하면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아이슬란드인들은 동양인에 대한 호기심이 높고 여행객에게 친절하다. 보디랭귀지를 동반한 간단한 의사표현만으로도 충분히 교감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는 대한민국 크기의 국토에 33만명밖에 안 되는 적은 인구가 살고 있기 때문에 사람 간 유대감이 높고 국민이 매우 온순하다. 더구나 유럽에서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많은 나라와 인접해 있는 유럽인들은 말이 아니라 표정과 몸짓만으로도 충분히 존중하고 의사소통하는 법에 익숙하다.
아이슬란드는 국토 대부분이 용암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화산재에 이끼 낀 모습이 마치 외계 행성을 보는 듯하다. 영화 ‘인터스텔라’ ‘오블리비언’ 등의 촬영지다. |
필자의 첫 아이슬란드 여행은 여름에 이뤄졌다. 계절별로 색다른 여행을 할 수 있지만, 역시 겨울에는 추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했다. 물론 여름은 낮이 ‘매우’ 길고 겨울은 밤이 ‘매우’ 길다는 점도 영향을 주었다. 아이슬란드로 가기 위해서는 유럽 도시를 경유해야 한다. 핀란드 국영 항공사 핀에어와 독일 국영 항공사 루프트한자를 추천한다.
드디어 출발이다.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한 항공기는 장장 11시간을 날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으로 지친 몸과 유럽의 시차에 적응하기 위해 하루를 프랑크푸르트에 머문 후 연결 편인 루프트한자항공을 이용해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로 향했다. 푸른 바다를 지나 창 너머로 하얀 얼음을 이고 선 거대한 산들과 얼음이 걷힌 대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제 아이슬란드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www.minttou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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