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제1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탄도로켓 발사훈련 자리에서 "새로 연구제작한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시험과 핵공격능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시험들을 계속해나갈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그는 또 "핵탄적용수단들의 다종화를 힘있게 내밀어 지상과 공중, 해상, 수중의 임의의 공간에서도 적들에게 핵공격을 가할 수 있게 준비하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의 훈련 참관 시기는 밝히지 않았으나 10일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참관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은 한미 연합훈련을 나흘 앞둔 지난 3일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하며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쏠 수 있게 항시 준비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이어 9일(이하 보도 시점 기준)에는 핵무기 관련 과학자·기술자를 만난 다른 자리에서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핵능력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내놨다.
김 제1위원장의 추가 핵실험 지시 보도는 그로부터 불과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이처럼 김 제1위원장은 지난 7일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을 전후해 연일 '핵위협'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는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발언이 지니는 무게감과 핵무기 자체의 민감성 등으로 과거에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그의 이런 행보는 무엇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올해 한미 연합훈련이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고 훈련 내용도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작전' 등으로 대폭 강화되면서 북한측이 느끼는 부담감이 극도로 심화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정권으로서도 이런 상황에 심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결국 절대적인 권위를 지니는 김 제1위원장이 직접 '핵위협'의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중앙통신도 이날 "적들의 발광적인 침략전쟁연습소동으로 남녘땅이 화약내짙은 전쟁터로, 핵살인장비의 전시장으로 변해버린 지금 우리 조국과 혁명 앞에는 시시각각 일촉즉발의 핵전쟁위험이 가로놓이고 있다"며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앙통신은 그러면서 김 제1위원장이 "조국의 일목일초를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핵수단을 포함한 모든 군사적타격수단들에 즉시적인 공격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10일의 탄도 미사일 발사 훈련에 대해서도 "해외침략무력이 투입되는 적지역의 항구들을 타격하는 가상의 내용으로 진행됐다"고 밝혀 한미 연합훈련에 직접적으로 대응한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유엔의 대북제재와 한미 군사훈련 등으로 북한 내부에서 동요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가운데 김 제1위원장은 전면에서 군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최고지도자로서의 '배짱'과 '담력'을 과시하고, 오는 5월 노동당 제7차 대회를 앞두고 체제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미 연합훈련과 국제사회의 제재에 북한이 단호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며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라며 "핵무기 실전 배치 등과 관련한 일련의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 제1위원장이 이날 이례적으로 핵무기 '관리'에 대한 언급도 내놓은 부분도 주목된다.
중앙통신은 그가 "핵무기 연구부문에서 핵탄두 취급질서를 엄격히 세우고 전략적 핵무력에 대한 유일적령군체계, 관리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우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 관리 능력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우려에 대한 '해명'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장 선임연구원은 "일단 핵무기가 실전 배치됐음을 재차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핵무기 관리에서 권한을 일부라도 위임하지 않고 김정은이 모든 권한을 통제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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