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문훈 지음/미래의창/1만3800원 |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하는 친숙한 단어들의 유래와 의미를 찾아보는 책이다. 예컨대 ‘아웃백’은 호주의 건조 지대인 버려진 땅을 일컫는다. 그런데도 호주산 소고기 스테이크의 대명사가 되었다.
비싼 커피를 주도한 ‘스타벅스’의 유래도 재미있다.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일등항해사의 이름인 ‘스타벅’에서 따온 것이다. 소설 속에서 스타벅은 늘 커피를 들고 있다. 1970년대 초 시애틀의 한 영어교사가 교직을 그만두고 소설 모비딕에서 따온 ‘스타벅스’라는 이름으로 커피전문점을 차렸다. 이렇게 시작된 고전문학의 주인공이 오늘날 전 세계 곳곳을 차지한 커피의 대명사가 되었다. 스타벅스 로고 속 초록색으로 그려진 여인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인어, 사이렌이다.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을 홀리는 여인이다. 기업의 로고로 다시 등장한 사이렌은 이제 커피향으로 전 세계인을 유혹한다.
여성 의류의 일류 브랜드 ‘루이카토즈(Louis Quatorze)’는 루이 14세를 이르는 말이다.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절대권력의 상징이었고, 당대 패션을 선도했던 왕이다. 예술 감각을 지닌 남자로 바로크 문화를 꽃피운 장본인이다. 루이 14세는 의복을 갈아입는 데만 100여 명의 하인을 동원했다. 왕의 시중을 드는 자리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당대 최고의 직책이었다.
어린이 치즈의 유명 브랜드인 ‘앙팡’은 프랑스어로 ‘아이’를 뜻한다. 앙팡에 테리블을 덧붙인 ‘앙팡테리블’은 섣불리 잘못 건드렸다가 큰일 날 수도 있는 무서운 아이를 의미한다. 원래 앙팡테리블은 프랑스 작가 장 콕토의 소설 제목이었다. 장 콕토(1889~1963)는 작가이자 동성연애자였다. 그는 연인이자 천재 작가였던 레몽 라디게가 술과 아편으로 20세의 나이에 요절하자 병을 얻는다. 그가 투병 중에 집필한 소설 제목이 바로 ‘앙팡테리블’이다.
부대찌개의 또 다른 명칭은 ‘존슨탕’이다. 햄과 소시지를 넣어 만든 찌개에 미국인의 흔한 이름인 ‘존슨(Johnson)’을 붙인 것이다. 부대찌개는 6·25 전쟁 당시 굶주리던 시절 미군부대에서 가져온 햄과 소시지로 끓여 먹던 찌개였다. 이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스팸(spam)’에도 달갑잖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