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온라인 카드 발급 혜택 강화에 고민하는 카드사

카드사들 ,일부 업종에 소비 집중 수익성 의문

새로운 시장 형성 기회…상품개발에 더 신경써야
올 하반기 온라인에서 카드 발급 시 혜택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은 올 하반기에 온라인에서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경우 연회비 할인 등 경제적 이익을 더 받게 된다. 카드 발급 편의성이 향상된다는 점에서 카드사들의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카드사들의 계산법은 다르다.

온라인에서 신용카드를 신청하는 고객의 소비 성향이 온라인 결제 등 일부에 집중돼 수익성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 하반기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카드 발급을 신청할 때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도록 하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 카드사들이 과거 온라인을 통해 신청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비 성향이 그리 크지 않았고 일부 업종에 결제가 쏠린 것으로 나타나 상품 설계를 어떻게 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해 자발적으로 유입된 고객 대부분은 온라인 결제 시 해당 카드를 주로 사용했다"며 "카드사 입장에선 고객이 다양한 업종에서 고르게 카드를 결제해야 수익이 나지만, 온라인에서 유입된 고객은 카드사 수익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온라인 다이렉트보험 가입에서도 나타나듯 온라인에서 카드 발급을 신청하는 고객 역시 20~30대의 젊은 세대들이 대부분으로, 본인의 소비 성향을 파악해 카드 혜택을 잘 이용한다"며 "카드사 입장에선 고루고루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층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자료=한국은행

신용카드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점도 카드사들에겐 걱정거리다.

신용카드 발급 장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해당 제도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새로 발급받는 고객보단 기존의 고객이 사용 중인 카드를 해지하고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신용카드 발급 수는 해를 지날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발급 장수는 9310만장을 기록했다. 2011년 1억2213만장, 2012년 1억1620만장, 2013년 1억200만장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 2014년에는 9231만장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당장의 수익보다는 향후 잠재고객들이 확충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온라인 가입 시 고객들에게 더 큰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면 자연스럽게 고객을 더 끌어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보험업계에서 삼성화재의 다이렉트보험이 선두를 달리듯, 카드 시장에서도 온라인 및 모바일 가입 비중이 늘수록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효찬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온라인 발급이 활성화되면 소비자에게 선택의 기회가 확대되고 모집인에 의한 정보유출 위험도 감소할 것"이라며 "카드사들은 온라인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품질의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