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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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뜨락] 사월의 노래

서정연

사월이면 꽃씨를 심겠어요
가늘고 흰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빗으며
낮은 목소리로 꽃씨를 심겠어요
작고 여린 꽃씨는
당신을 부르는 낮은 음처럼
날마다 자라겠지요

당신은 닿지 못하는 시간에 있어도
보랏빛 꽃 흔들겠지요
어쩌면 당신도 흔들릴까요

사월이면
푸른 머리카락 속에 꽃씨를 심겠어요
반쯤은 피겠지요

-신작시집 ‘목련의 방식’(문학의 전당)에서

◆ 서정연 시인 약력

△전남 나주 출생 △2012년 ‘심상’ 신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