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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법영업 판치는 '홍대 클럽'…눈 감은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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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허용 업소만 영업' 조례 있으나 마나
“춤 허용, 뭐요? 모르겠는데요.”

지난 15일 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의 A술집. 자정이 지나자 조명이 어두워지고 음악 볼륨이 높아졌다. 재빠르게 등장한 종업원들은 테이블 주변을 치우기 시작했고 손님들이 앞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내 ‘포그머신(안개 효과를 내는 기계)’이 작동하고 강렬한 비트의 음악이 ‘쿵쿵’ 울리며 술집은 순식간에 클럽으로 돌변했다. 이날 술집을 찾은 젊은 남녀는 100여명. 리듬에 몸을 맡긴 채 거리낌없이 술을 마시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유흥주점이라면 있어야 할) 자동확산소화기나 철제 비상구는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에 업소 관계자는 “우리는 일반음식점이다. 상관없다”고 답했다.

이에 마포구 담당공무원은 “일반음식점이라면 춤을 춰서는 안 되고 유흥주점이라면 소방 등 관련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며 “현행법상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본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픽사베이 제공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올 2월부터 일반음식점이 A술집처럼 클럽 형태의 영업 행위를 하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단속 대상이다. 식약처가 지난해 8월 관련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일반음식점에서 ‘춤을 추는 행위’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마포구는 관내 업소들이 대거 영업정지를 당할 위기에 처하자 지난해 12월 이른바 ‘홍대클럽 조례’를 만들어 지역 상권 보호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마포구는 ‘춤 허용 지정증’이라는 것을 만들어 일반음식점도 클럽처럼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포구는 “홍대 클럽은 유동인구를 비약적으로 늘린 긍정적 에너지의 대명사”라며 홍대 클럽 합법화를 추진했다. 구의회도 해당 조례를 입안하며 “유흥주점에 준하는 안전시설 설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규제 완화를 통해 지역경제 숨통을 틔운다’는 명분을 내세워 특혜, 편법 논란을 피해가려 한 것이다.

하지만 특혜 논란을 빚었던 이 같은 조치들이 무용지물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확인 결과 마포구 내 일반음식점 가운데 ‘춤 허용 지정증’을 발급받은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단속실적 또한 한 건도 없었다.

당국이 단속의 손을 놓으면서 최대 300여개로 추산되는 마포구 ‘일반음식점 클럽’이 평소와 마찬가지로 ‘주중에는 술집, 주말에는 클럽’식으로 불법 영업을 일삼고 있다.

이같이 홍대 클럽 합법화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유흥주점 허가가 까다롭고 과세 기준도 다르기 때문이다.

특별한 허가 조건이 없는 일반음식점과 달리 유흥주점은 건축법상 위락시설 허가를 받고 상업지역 안에서도 학교로부터 50∼200m 떨어져야 한다.

소방 관련 기준도 엄격하다. 특히 과세 기준이 달라지는데 일반음식점이 유흥주점으로 업종을 변경하면 부가가치세 외에 개별소비세와 교육세가 추가된다. 재산세, 취득세는 중과세율을 적용받아 통상 30%가량 납부액이 늘어난다. 인근 유흥주점이나 다른 자치구 클럽형 음식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주무부처와 지자체가 불법을 방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와 단속, 행정조치 등은 지자체의 업무”라고 밝혔다.

마포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3개월 정도 유예기간을 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따로 단속하지 않고 있다”며 “5월부터 단속에 나설 계획이며, 그 전에라도 민원이나 신고가 들어오면 행정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식약처가 식품위생법 개정 이후 시행까지 6개월 시한을 뒀고 지자체도 춤 허용 지정증을 신청하라고 안내한 만큼 ‘또다시 유예기간을 주고 있다’는 마포구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에 시민들은 “마포구가 지역 상권보호라는 이름 아래 불법을 조장하고 있다”며 “불법 영업을 일삼고 있는 해당 음식점들을 조속히 단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