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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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패배 책임 놓고도 당권 경쟁… 분란만 키우는 비대위

비대위원장 선임 갈등 점입가경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19일 사실상 비대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당 혼란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비상대책위 구성 논의가 오히려 당 분란을 격화시키며 당 지도부 공백 사태도 더욱 길어지고 있다. 26일로 예정된 당선자 워크숍과 5월 초로 예상되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당 지도부 진공사태 해소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원 원내대표는 19일 새누리혁신모임(새혁모) 소속 김영우·오신환·하태경·황영철 의원과의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제 신분은 법적으로 대표 권한대행이지 비대위원장이 아니다. 앞으로 권한대행으로 불러달라”며 “지난번 최고위원들이 합의해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긴 했지만 정식으로 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당선자 워크숍(26일) 이후에 개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원 원내대표 발언은 오전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밝힌 ‘차기 원내대표 선출 후 비대위원장 이양’ 방침에서 한 발 더 뒤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비대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 원내대표는 “오늘이라도 당장 그만두고 싶다. 비대위원장이 뭐 대단한 벼슬이냐”며 “내가 지금 십자가를 지고 있다”고 말했다.

‘설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새누리당 혁신모임` 소속 의원들과 비대위원장 선출을 위한 전국위원회 개최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신환, 황영철 의원, 원 원내대표, 김영우, 하태경 의원.
남정탁 기자
원 원내대표의 후퇴에는 당내외의 강한 압박이 주된 이유로 작용했다. 처음으로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추대에 반대했던 새혁모 의원들은 이날 면담에서 비대위원장 추대를 위한 전국위 개최 취소를 요구해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면담 전에는 직능단체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만든 당 중앙위가 “선거참패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당 지도부 인사는 위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반대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전국위가 26일 이후로 미뤄진 것에는 전국위가 열릴 경우 당내 계파 갈등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 의원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전국위는) 통과의례를 위한 절차인데, 지금 소집되면 엄청난 논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 공백사태가 장기화되며 당내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논란이 당권경쟁에 돌입한 친박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전초전이었다는 점에서 차후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도 계파 간 치열한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당선자 워크숍에서 ‘비대위원장 합의 추대’와 같은 극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두 계파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원내대표 선거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