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군은 고구려의 마지막 왕인 보장왕의 아들 약광을 초대 군장으로 716년 당시의 동국(東國·현재 간토지방)에 세워져 1000년 넘게 유지되었으나 메이지유신(1868년) 이후 군이 폐지돼 이름만 유지하다가 1955년 행정구역명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고마군 창설자인 약광은 나당 연합군의 공격으로 위기에 처한 고구려가 야마토 조정에 666년 파견한 사절로 668년 고구려가 망하면서 일본에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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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내 고구려 마을 ‘고마군’ 창설 1300주년 기념비 제막 행사가 고마약광회 관계자 및 한국, 일본 정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3일 일본 사이타마현 고마신사에서 열리고 있다. |
세로 1.4m·가로 2m 장방형 모양의 기념비는 윗부분에는 고구려를 상징하는 ‘삼족오’(三足烏·태양 안에 산다는 세 발 달린 상상의 까마귀)를 새겨 넣고, “서기 703년 4월 4일, 종5위하 고려 약광에게 왕성(王姓)을 내리다.…고려인 1799명을 무사시(武藏)국에 이주시킨 게 고려군의 시초다”라고 비문을 썼다.
행사에는 한국측의 유흥수 주일대사, 동북아역사재단 김호섭 이사장, 일본측의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사촌 동생인 다카마도노미야 노리히토(高円宮憲仁·1954∼2002)의 부인 히사코(久子) 여사, 하세 히로시 문부과학대신 등 330여명이 참석했다.
유 대사는 인사말에서 “1300년이 지난 지금도 고구려인들의 자손이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점은 한·일간 역사의 살아있는 증언”이라며 “양국 관계가 나빴던 적도 있지만 사이좋게 지냈던 기간이 더 길다”고 말했다. 하세 히로시 대신은 “이런 작은 행사가 모여서 한국, 일본 양국의 미래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축하했다.
히다카=글·사진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