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세계일보가 경제 전문가 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전화 인터뷰 한 결과 ‘한국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추세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24명(89%)이 ‘그렇다’는 취지로 답했다. ‘아직은 고착화까지는 아니다’라는 취지의 응답은 3명(11%)에 불과했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는 “우리나라 주력산업이 무너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기업이 중국 기업에 발목이 잡혀 있어서다. 세계경제도 침체하니까 수출이 감소하고 산업 전체가 위축되는 현상이 빚어졌다. 그 결과 저성장이 고착화됐다”고 분석했다.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작년과 올해 2%대의 성장률, 그리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해외기관들의 내년도 예측치가 2%대임을 감안하면 이제는 저성장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의견을 묻는 질문에 ‘반드시 해야 한다’는 취지의 응답은 14명(52%),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취지의 응답이 11명(41%)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이 93%에 달했다. 나머지 2명(7%)마저도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특권층의 구조개혁이나 정부의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문가 모두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우리 경제나 기업 모두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구조적인 틀을 바꾸고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구체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내용은 기업에 맡기되 정부는 이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이나 성장 잠재력 제고 등 구체적 목표를 위한 추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을 따로 할 게 아니라 구조조정과 같이 연계해야 한다”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대규모 실업자가 생긴다. 이들 실업자를 위한 조건으로 추경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경제부 종합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