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에 대한 일본인의 고정관념 지도. 출처=닉 카푸르 교수 |
‘음식이 맛없는 나라’ vs ‘작지만 강한 나라’.
영국에 대해 일본과 중국인들은 이같은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 럿거스대학 닉 카푸르 교수는 최근 일본 내 주요 검색사이트인 구글재팬을 이용해 일본인들이 유럽 각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구글재팬에서 자주 입력된 검색어와 온라인·SNS에서 인기가 높은 글을 분석해 일본인이 유럽 각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지도화한 것이다.
카푸르 교수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포린폴리시(FP)가 지난해 8월 보도한 ‘유럽에 대한 중국인의 고정관념 지도’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FP는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 바이두의 주요 키워드·문장을 통해 중국인들이 유럽 각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지도로 형상화했다.
중국인의 유럽 고정관념 지도. 출처=포린폴리시 |
영국의 경우처럼 일본·중국인의 대유럽 인식은 큰 차이를 보였다. 일본인은 러시아에 대해 "싸우기를 좋아하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반면 중국인은 "거대한 나라"라고 여겼다. 프랑스에 대해서도 "뚱뚱한 사람이 없다"(일본)와 "흑인이 상당히 많다"(중국)로 갈렸다. 일본과 중국은 이탈리아에 대해 각각 ‘마피아’와 ‘허약하다’로, 노르웨이는 ‘럭셔리한 감옥’과 ‘춥지 않다’로, 스페인은 ‘축구를 잘한다’와 ‘왜 포르투갈과 합치지 않을까’로 인식하고 있었다.
같은 아시아 강국으로서의 닮은 점도 있었다. 양국민은 주로 독일에 대해 ‘유태인을 학살한 나라’로, 우크라이나에 대해선 ‘미녀가 많다’로, 그리스는 ‘재정위기’와 ‘파산’, 불가리아는 ‘요거트’와 ‘유제품을 통한 장수국가’로 인식했다. 특정한 고정관념을 갖는 이유도 엇비슷했다. 일본인은 터키와 리투아니아에 대해 "일본을 사랑하는 나라"로, 중국인은 터키와 폴란드에 대해 "중국에 반대하거나 혐오하는 나라"라고 여겼다.
카푸르 교수는 “일본인이 헝가리를 ‘돼지기름’(lard)으로, 루마니아를 꿀(honey)로, 몰도바를 와인이라는 키워드로 기억하는 게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중국의 유럽에 대한 고정관념 지도처럼) 이번 일본의 유럽 고정관념 지도는 사람들이 검색사이트나 SNS에 가볍게 사용한 단어나 문장을 자동검색한 결과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