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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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vs 39%… 트럼프 지지율, 클린턴 첫 추월

라스무센 ‘대선 1대1 가상대결’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처음으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제쳤다.

트럼프 후보는 2일(현지시간) 라스무센이 발표한 클린턴 전 장관과의 일대일 대선 가상대결에서 4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39%였다.

2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3일 인디애나주 경선에 앞서 사우스벤드에서 유세하는 도중 손가락으로 ‘OK’ 표시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사우스벤드=AP연합뉴스
트럼프 후보가 올해 들어 클린턴 전 장관에 비해 전국 지지율에서 앞선 것은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말 발표된 라스무센 조사에서는 두 사람의 지지율이 38%로 같았다.

당시 조사 때는 ‘투표하지 않고 집에 머물 것’이라는 항목이 있었지만 이번 여론조사는 그 항목을 뺀 채 실제 투표의사가 있는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트럼프는 라스무센 조사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민주당원과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15%의 지지를 얻은 데 반해 클린턴은 공화당원과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 7%를 얻는 데 그쳤다. 본선 대결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클린턴 지지율보다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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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후보는 3일 치러지는 인디애나주 경선에서도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의 공동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49%의 지지율로 34%에 그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인디애나주 경선은 크루즈 의원이 트럼프의 전당대회 전 후보지명을 저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 트럼프가 여론조사대로 인디애나주에서 승리하면 그간 거론됐던 중재 전당대회는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으로 미 언론은 예상했다.

인디애나주 경선을 계기로 미국 대선은 클린턴 대 트럼프의 양자 구도로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트럼프가 라스무센 조사에서 클린턴을 오차범위인 2%포인트차로 앞섰다고는 하지만 이는 전국 여론조사일 뿐이다.

미 대선은 한국 대선과 달리 일반 유권자들의 표대결이 아니다. 연방제 국가라서 50개주의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다. 각 주에서 한표라도 더 얻으면 그 지역에 할당된 대의원을 독차지하고, 전체 대의원 538명의 숫자의 과반(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당선된다.

실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유권자 투표에서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지만 선거인단 표 대결에서 지는 바람에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역대 대선 결과를 토대로 선거인단 집계를 해보면 본선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유리한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6차례의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는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 등 19개주에서 계속 승리했다. 이들 19개주에 할당된 대의원은 242명이다. 19개주와 플로리다주(29명)를 합한 대의원은 271명으로 과반이다.

최근 6차례 대선에서 플로리다주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기 3번씩 승리했다. 하지만 올 대선에서는 클린턴이 공화당의 어떤 후보와 겨뤄도 플로리다에서 승리할 것으로 조사됐다.

히스패닉 유권자가 많은 플로리다에서 트럼프는 불리한 싸움을 치러야 하는 처지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