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5일 스승의 날이 다가온다. 스승의 영원함을 잔잔한 감동의 스토리로 전개한 제임스 힐턴의 ‘굿바이 미스터 칩스’(Good-bye, Mr.Chips)는 오늘날 각박해져가는 교단의 현실에서 산소 같은 활력소를 찾게 해주는 작품이다. 유머러스하고 인간미 넘치는 노교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책으로 작가는 1934년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원래 이름은 칩핑인데 칩스는 학교 사람들이 부르는 애칭이다. 문법학교인 영국 브록필드의 고전어 교사 칩스의 회상기 같이 엮은 일대기라고 할 수 있다. 1870년 칩스는 이 학교에 들어와 43년을 봉직하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학교 주변을 떠나지 않은 이 학교의 영원한 전설적인 존재로 학생들의 마음속에 박혀져 있다. 항상 착하고 순수한 심성으로 학생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면서 극과 극이 대립하지 않고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일념 하에 평생을 평교사로서 교단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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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
랠스턴이라는 냉철한 젊은 교장과 언쟁이 붙었을 때, 그가 마치 학교를 공장처럼 경영하려 든다고 비난하면서, “브록필드가 가르쳐야 할 것은… 중용의 사고를 배양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균형 잡힌 중용적 사고란 시험을 치르고 증서를 수여하는 것으로는 테스트할 수 없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이냐!”라며 균형과 조화의 지혜를 갖춘 인재양성이 무엇보다도 교육의 우선임을 강조하였다.
평생을 한 학교에서만 봉직하였기에 교실에서 장난꾸러기들을 앞에 놓고 “네 아버지, 할아버지도 내 제자였는데 네 놈과 똑같이 바보였지, 한데 그중에서도 네 녀석이 제일 바보멍텅구리로구나”는 익살스러운 농담으로 모든 학생들의 폭소를 자아내게 하는 유머러스함과 학생이름을 시낭송하듯이 줄줄이 외워대는 특별한 기억력과 친근함은 이임식 날에 전교 학생들이 이 노교사를 위해 만세 삼창을 부르게 했다. 그는 이임사에서 “내가 제일 잘 기억하는 것은 다름 아닌 여러분들의 얼굴입니다. 나는 몇 천 명의 얼굴들을 내 마음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의 모습입니다. 내 머릿속에서 여러분은 절대로 어른이 되질 않습니다”고 말한다.
지식보다는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출세보다는 참다운 인간됨을 가르쳤던 진정한 교사상을 제시한 이 책은 시대를 뛰어넘어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