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인남성의 흡연율이 사상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 단행된 담뱃값 인상과 흡연구역 확대 등 금연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흡연율 하락과 함께 담배회사의 판매량은 전년보다 4분의 1 가량 줄었다. 성인 남성 흡연율이 40% 이하로 떨어진 것은 흡연율 집계가 시작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흡연율은 하락했지만 대신 전자담배 사용률은 크게 늘었다. 남성의 전자담배 사용률은 7.1%로 전년의 4.4%보다 2.7%P 증가했다.
담뱃값 인상 등 금연 정책은 청소년 흡연율 하락에도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흡연율이 많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그리스에 이어 두번째로 남성(만 15세 이상 기준) 흡연율이 높은 '애연(愛煙)' 국가다. 정부는 2020년 성인남성 흡연율을 OECD 평균 수준인 29%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지난해 성인남성의 흡연율이 사상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져 39.3%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누리꾼들은 흡연율이 낮아져도 여전히 담뱃값 인상에 불만이라는 의견을 표출했다.
A씨는 "담뱃값 인상에 서민들이 절망하고 있다. 담배가 이제 ‘서민의 사치품’이 됐다"며 "내 주변은 담뱃값이 올라도 담배 피우는 사람이 줄어들지 않았는데, 흡연율 통계가 낮아졌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B씨는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흡연자를 위해 흡연 부스를 설치해야 한다.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자에게 세금을 더 걷는 셈이니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돌려줘야 한다"며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공존할 수 있도록 외국처럼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흡연 부스가 있어야 한다. 담배라도 눈치 안 보고 피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C씨는 "담배를 끊은 지 1년반 정도 됐는데 일단 3개월만 버텨보면 이후엔 더 버티기 쉬워진다"며 "금연하니 이제 찌든 냄새도 안 나고, 몸도 한결 좋아진다"고 밝혔다.
D씨는 "전자담배는 금연보조제로 오히려 권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무슨 세금을 또 걷으려고 하냐"며 "금연 관련 상품인 전자담배나 금연 껌·금연 패치 등은 가격을 내리거나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 금연보조 상품까지 가격을 올리면 담배를 끊으라는 건지 피우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