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시골 지키는 '마을변호사'들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전북도, 지난해 9월부터 도입 / 정기적 농촌 찾아 상담 ‘차별화’ / “무변촌 법률 복지권익 향상돼”
지난해 11월 전북 김제시 광활면의 한 마을에 법원 결정문 한 통이 날아들었다. 마을 공동소유의 논(3700㎡)을 채권압류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논은 마을주민 6명에게 명의신탁해 놓은 것으로, 1년에 쌀 10가마 상당(125만원)을 경작 대가로 마을에 내놓으면 이를 애경사 비용 등 공동기금으로 사용했다.

문제는 명의식탁자 중 한 사람이 금융권 채무를 제때 상환하지 못해 채권자인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압류상태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마을 이장은 면사무소를 통해 ‘마을변호사 제도’를 알게 됐다. 마을변호사는 이 마을을 찾아 명의신탁자들을 면담하고, 토지가 실제 마을공동의 소유라는 증거자료를 확보해 채권자를 상대로 소유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채권자는 마을 소유 토지로 명의신탁된 사실을 인정했고, 지난달 말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을 수용해 6개월 만에 마을은 다시 안정을 되찾게 됐다.

전북 김제시 광활면사무소에서 김기태 마을변호사가 한 주민에게 법률자문을 하고 있다.
마을이장 송정임(58·여)씨는 “마을변호사 덕분에 짧은 기간에 문제를 속 시원히 해결할 수 있었다”며 “평소 법적인 문제에 휘말릴 일이 거의 없는 시골마을이지만, 이젠 갑작스러운 문제에 봉착하더라도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변호사 사무실이 없는 이른바 ‘무변촌’ 주민들을 위한 마을변호사제도가 호응을 얻고 있다. 전북도와 전주지검, 전북변호사회가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마을변호사제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부터다.

13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마을변호사는 행자부가 법무부, 대한변협과 2013년부터 시행 중인 제도인데 전북에서는 변호사가 정기적으로 전화와 팩스, 이메일은 물론 직접 농촌지역을 찾아가 무료법률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대상도 전북 완주군과 임실군, 김제시 읍·면 3개 지역에서 시행한 이후 현재 무주군, 진안군을 추가해 5개 지역 59개 읍·면 전역으로 확대됐다. 방문 법률상담은 지역별로 5∼40명씩 총 250여명(복수지역 포함)의 변호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6개월 사이 모두 746건의 법률상담 실적을 거뒀다. 월평균 124건가량을 해결한 셈이다.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기관간보다 긴밀한 업무협조와 적극적인 행정편의 제공으로 찾아가는 무료법률 상담서비스를 활성화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도민의 법률 복지와 권익향상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