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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도 “옥시 아웃”… 차단 앱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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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불매운동’ 전방위 확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최대 가해 업체(사망자 70명 포함 피해자 177명)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여기에는 뜻있는 시민과 약사, 유통업체들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들까지 대거 가세해 대부분 단발성 행사에 그쳤던 이전의 불매운동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8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씨유 편의점에 옥시 제품 판매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씨유와 GS25 등 편의점 업계는 옥시크린과 물먹는 하마, 데톨 등 옥시 제품 발주를 중단하고 매장에서 모두 철수시켰다.
연합뉴스
옥시 불매운동은 지난 9일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을 비롯한 56개 시민단체가 10∼16일을 1차 집중 불매운동 기간으로 선언하면서 본격화했다. 앞서 블로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옥시 제품 목록이 공유되면서 온라인상에서 피어오른 국민적 공분에 불을 지핀 것.

심상치 않은 여론에 관련 업계는 즉각 반응했다. 위메프·티몬·쿠팡과 GS25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옥시 제품 판매를 잇달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전북도약사회 등 약사들의 동참도 눈에 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옥시 제품을 검색하면 그 결과가 차단되는 옥시 블로커(Oxy-Blocker)란 애플리케이션까지 나왔다.

시민단체 사이에서는 ‘짧은 기간에 적지 않은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옥시의 신현우 전 대표와 전 연구소장 김모씨, 전 선임연구원 최모씨가 검찰에 구속된 게 대표적이다. 옥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대형 마트에서 옥시 제습제·표백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38%씩 급감했다.

이 같은 변화에 힘입어 80개 시민단체 등은 지난 17일 “옥시가 책임을 외면하고 있고 대형 유통업체들도 여전히 옥시 제품을 판매 중”이라며 이달 말까지 2차 집중 불매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옥시 불매운동이 이전 불매운동들에 비해 두드러지는 것은 지자체의 자발적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18일 “옥시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며 “특히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광주시 등 지자체들의 동참은 드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피해자와 가족들이 고무돼 있다”고 전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임은경 사무총장도 “지자체가 특정 제품의 판매에 반대 입장을 밝히는 건 쉽지 않다”며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많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발생할 때까지 시가 대처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불매운동에 동참해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천명했다.

수원시는 △시와 산하기관 옥시 제품 불매 △수원시 피해자 중 생계 곤란 가정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불매운동이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성신여대 허경옥 교수(생활문화소비자학)는 “불매운동은 시간이 지나야 그 영향력을 알 수 있어 당장 평가할 수 없다”며 “유사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법적 조치나 제도 개선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진영·남혜정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