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신 전 대표 등 옥시 경영진이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흡입독성 실험을 생략한 원인이 ‘안전불감증에서 비롯한 무사안일’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최대 가해업체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 신현우 전 대표가 지난 4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료사진 |
검찰에 따르면 옥시는 ‘옥시싹싹뉴가습기당번’ 제품을 출시할 당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지 않아 제품의 무해성을 확신할 수 없었음에도 ‘실험을 거쳐 인체에 무해하다’, ‘아기에게도 안심’ 등 문구를 광고에 집어넣었다. 이는 사기죄의 구성 요건인 ‘기망행위’, 즉 거짓말에 해당한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옥시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소비자를 속이며 제품을 팔아 번 수익이 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가 25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개최한 ‘생활화학제품 내 살생물질 전수조사와 안전성 검증을 위한 설명회’에서 시민들이 관계자의 설명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하상윤 기자 |
검찰에 따르면 ‘옥시싹싹뉴가습기당번’ 제품 개발이 마무리 단계이던 2000년 11월∼2001년 1월 무렵 옥시는 미국과 영국 연구소에 실험을 의뢰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갑자기 흐지부지됐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무사안일, 무책임, 무관심이 겹쳐져 빚어낸 참극”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옥시 연구소장 조모씨에 대해 “허위표시 광고에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옥시의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어 보인다”며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