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펜화가 시작된 서양은 피사체를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그리는 데 중점을 뒀다. 이 탓에 작품에 ‘기록’은 남았지만 ‘혼(魂)’이 담기지 않았다”며 “펜화를 시작할 때부터 ‘한국적 펜화’를 염두에 뒀다. 검은색만 사용했지만 건축물 돌마다 다른 색감이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작품들을 설명했다.
펜화가 김영택씨가 자신의 작품 ‘황룡사 9층 목탑’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렇게 그린 작품만 280여점. 판화본으로는 3000여점이 넘는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황룡사 9층 목탑’이다. 고려시대 때 몽고의 침입으로 잿더미가 돼 지금은 주춧돌만 남은 신라시대 ‘호국의 상징’이다. 그는 “건축 문화재는 단순히 옛 건물이 아니다. 옛사람들의 혼과 정신이 온전히 담긴 아름다움의 ‘정수(精髓)’”라며 “우리 사회가 서구화되면서 우리 옛 건물의 아름다움을 못 보거나 가벼이 여기는 풍조를 바꾸고 새롭게 문화재를 만드는 심정으로 작품을 그린다”고 덧붙였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