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지구 창조론’은 기독교 성서 창세기에 쓰여 있는 대로 지구 창조를 약 1만 년 전 사건으로 보는 견해다. 대다수 기독교인들의 입장이다. 성서에 기록되어 있으니 믿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너무 경직된 성서 해석으로 자연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반박한다.
이 모임은 지난달 3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우주 창조에 관한 과학자와 신학자의 대담’을 주제로 첫 포럼을 열었다. 대성황을 이뤘다. 종교와 과학의 대화에 목말라하는 신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포럼에서 우 교수와 김근주 느헤미야기독연구원 교수가 발제를 맡았으며, 권영준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와 이택환 그소망교회 목사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지난달 3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우주창조에 관한 과학자와 신학자의 대담’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우 교수는 “100억년이 넘는 우주 역사 동안 우주의 구성물들이 하나하나 창조됐고 46억년의 지구 역사를 통해 다양한 생물이 창조됐다는 과학적 결론은 창조가 1회적으로 끝난 것이 아니고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하늘진 아카데미’ 원장 최현진 목사도 포럼에서 “현재 한국교회에는 성경 창세기 1장의 ‘7일 창조’를 문자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과 고대의 세계관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성경 족보를 따지면 지구의 나이는 6000년 정도로 추정되지만, 천문학적 측정으로는 48억년이 정설”이라며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도록 강요하거나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는다고 진실하지 못한 신앙으로 몰아붙이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최 목사는 또 “‘종교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이며, 과학 없는 종교는 장님’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지적처럼 과학과 신학이 서로 장점을 취하며 번영할 수 있는 세계를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 목사와 우 교수 등은 올가을 신경과학을 주제로 두 번째 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성서 베드로후서 3장8절에는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은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고 했다. 이 말에 따르면 하루란 개념은 시간적 개념의 하루 이틀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일종의 ‘비유’란 얘기다.
우종학 교수 연구팀이 우주 관측에 사용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릭 천문대의 망원경. |
진보적 견해를 가진 이 학자, 목사, 신자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하나님의 창조 원칙이 곧 과학이라는 것이다. 종교와 과학은 대립적 개념이 아니라 호환의 개념이다.
우 교수와 최 목사 등 ‘과학과 신화의 대화’ 회원들은 다음 주제로 기독교적 영성을 다룰 예정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