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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초대석] “공익사업·도시 균형개발 실질적 주체로 역할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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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SH공사 사장
최근 서울의 주민등록상 인구가 1000만명 밑으로 내려왔다. 1988년 인구 1000만명을 돌파한 이래 28년 만에 ‘1000만명 시대’가 무너진 것이다. 이러한 인구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이 주택문제다. 산업화 이후 지속해서 이어진 개발로 도시 구석구석까지 주택이 빼곡히 들어찬 상황에서 더 이상 값싸고 질 좋은 주거지를 서울 안에서 찾기가 힘들자 원치 않는 ‘탈서울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서울시 주택정책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 서울은 기존의 대규모 택지개발 시대에서 ‘도시재생’의 시대로 급속히 이행해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첨병에 서 있는 SH공사 변창흠 사장을 3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 사옥에서 만났다. 빠르게 바뀌고 있는 서울 도시정책의 흐름을 현장에서 지휘하고 있는 변 사장을 만나 SH공사의 변화상과 여러 의견을 들어봤다.

-기업명칭 변경을 추진 중인데.

“원래 SH공사의 명칭이 과거 ‘도시개발공사’였고 이후 세계화의 일환으로 SH로 영문화했다. 하지만 이 이름은 인지도가 높지 않다. 특히 서민들이 이 이름의 의미를 잘 모르는데, 사실 우리 회사의 고객들은 이분들이지 않나. 세계화보다 쉽게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법인명을 ‘SH서울주택도시공사’ 정도로 변경을 추진 중이다. 다만 대대적으로 이름을 바꾸는 것은 낭비이고, 브랜드는 그대로 두고 법인명만 바꿀 예정이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 사옥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공사의 변화상과 도시개발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남제현 기자
-명칭뿐만 아니라 SH공사라는 기업의 성격 자체가 최근 많은 변화를 하고 있다.

“과거에 SH공사는 택지를 개발하고 아파트를 건설하고 임대주택을 관리하는 곳이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LH가 하던 것을 서울시 차원에서 하는 거다. 다만 예전에는 그걸로 충분했는데 지금은 그것만으로 우리 역할이 끝나지 않는다. 집을 지은 이후로도 더 좋은 주거를 위해 주민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희는 주거복지서비스회사로 발돋움하려 한다. 지금까지 SH공사는 택지개발, 주택개발, 관리를 통해 서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는 회사였지만 이제부터의 SH공사는 서민을 위한 주거복지서비스를 하는 회사다. 또한 앞으로의 SH공사는 서울의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실제적인 주체가 되려 한다. 이익 극대화를 위해 사업하는 민간디벨로퍼와 달리 공익을 위한 개발을 하는 공공디벨로퍼서의 역할을 찾으려 하는 것이다.”

-역할의 변화에 맞춰 조직의 체질 개선도 활발히 하고 있는데.

“주거복지서비스회사로의 변화에 맞춰 사업모델을 바꾸고, 이에 맞춰 조직도 일신하고 있다. 우선 사내에 새로 주거복지본부를 만들었다. 임대주택을 관리하는 주거복지센터를 기존의 4개에서 11개로 늘려 간부급들을 기관장으로 임명해 지역조직의 권한을 강화했다. 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목적에서다. 이렇게 소통을 강화한 덕분에 지역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주거복지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외부 자원봉사단체와의 협력 등을 통해 어떤 곳은 자살예방프로그램, 어느 곳에는 작은 도서관, 어느 곳에는 동아리활동, 또 어떤 곳은 치료시설 등 수많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사는 사람들에게 집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부분을 지원해 주기 위한 프로그램들이다.”

-공기업 조직의 체질 변화에 어려움이 많았을 듯도 한데.

“처음에는 조직의 반발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SH 구성원들 모두가 변화의 의미를 잘 알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사실 우리 기관이 왜 존재하느냐를 생각해 보면 현장만큼 중요한 곳이 없다. 군대로 생각하면 야전사령관의 중요성을 떠올려 보면 될 것이다. 직원들이 주민들의 민원을 직접 듣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현장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서 조직의 변화를 추진했다. 덕분에 이제는 지사에서의 성과를 본사에서 충분히 인정해 주고, 한 지역의 작은 실험이 서울 전 지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최근 메트로 등을 통해 서울시 산하 공사의 ‘갑질’과 안전관리 허술 등이 도마에 올랐다. SH공사도 시 산하기관이다. 이에 대한 내부단속 방안은.

“건설분야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한 가지는 하도급 관련 갑질문제이고, 두 번째는 안전문제다. 하도급에 있어서는 투명한 계약관리로 비리가 발생할 여지를 원천 차단하려고 한다. 대금 지금도 e바로대금시스템을 통해 가상계좌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만 투명하게 관리하면 갑질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안전이나 하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올해 1월1일부터 기존의 건설본부를 건설안전본부로 바꾸고 상황실을 설치했다. 이곳이 컨트롤타워가 돼 종합적 안전관리를 시행하는 중이다. 사실 그동안 빨리 건설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하자도 많고 민원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과거 문제를 반성하고 새로운 건설 관행을 만들려 하는 중이다.”

-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한 견해는.

“정부가 다양한 주택상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이제는 시대가 바뀐 만큼 정부의 도시정책도 일부 변화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대규모 택지개발 후 높은 건물을 지으면 그것 자체만으로 성과로 인정받았지만, 이제는 그만큼 칭송받지도 않고, 심지어 시간이 지나면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오히려 최근에는 주민들과 함께 주거정책을 만들고 함께 운영하는 것이 더 중시되고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지역을 잘 알고 항상 밀착해야 한다. 과거 주택을 많이 만들고 빨리 만드는 데에는 중앙정부의 역할이나 국가공기업 역할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맞고 청년, 노인, 장애인, 공동체에 맞는 서비스를 해주는 주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제는 지방공기업에도 중앙이 가진 권한과 지원을 좀 나누어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법적 위상도 함께 세워 줘야 한다.”

-남은 임기 동안의 계획은.

“공공디벨로퍼로서의 주거복지시스템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본다. 이제는 재생부분에서 서울시 주요 거점들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도시 균형발전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싶다. 서울의 주요 거점들 중 아직 개발되지 않거나 방향 설정이 완료되지 않은 창동상계나 수서KTX 주변 등에서 공공디벨로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뉴타운 등이 무산된 저층 주거지역에서 SH공사가 일정한 역할을 맡으려 한다. 지역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아파트보다 나은 동네를 만드는 데 SH가 일조할 것이다.”

-학자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SH공사 사장이 됐다.

“학자 출신이기도 하지만 SH공사 출신이기도 하다. 박사 과정을 이수하던 중인 1996년 5월부터 3년간 근무했다. 이후 오랜 기간 SH를 떠나 있었는데 마침 사장 공모가 나서 지원을 하게 됐다. SH공사처럼 주거복지를 구현할 수 있는 곳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해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사실 학자시절 시와 정부 등에 수많은 정책을 제안해 봤는데 일부는 채택됐지만 일부는 채택되지 않기도 하고, 의도와 다르게 바뀌기도 해서 답답한 경우도 많았다. 교수 출신이 사장을 맡은 경우가 없다 보니 제 개인적으로도 모험이었고, 저를 임명한 시장님도 용기를 많이 내셨을 거다.”

정리=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대담=박태해 사회2부장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경북 의성(52) ●대구 능인고·서울대 경제학과·서울대 도시계획학 석사· 행정학 박사 ●SH공사 선임연구원 ●서울연구원 도시경영부 부연구위원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도시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