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역시 정치권에서 일몰 연장 법안이 잇따르면서 수명 연장의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어 ‘국민 절세상품’으로 여겨지는 이 제도가 사라지는 것을 정치권이 보고만 있을 리 없어서다. 정부 역시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 존폐·보완 여부를 8월까지 결정하겠다며 겉으로는 원칙론을 편다. 하지만 정치권이 일몰을 연장하면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 기획재정부 역시 ‘13월의 세금폭탄’이라고 불린 연말정산대란의 상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7일 국회에 따르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소득공제 일몰을 연장하는 법안이 잇따라 제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이 올해 말 일몰하는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를 2019년 12월 31일까지 3년 연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지난 3일 제출했다. 앞서 같은 당 조정식 의원은 지난달 말 일몰 기한을 5년 연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더불어민주당 3선 이상 중진들이 대거 동참했다.
카드 소득공제 일몰기한이 도래할 때마다 증세나 다름없다는 국민적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용카드 소득공제로 정부가 돌려준 세금은 1조8163억원으로 전체 국세 감면액의 5%가 넘었다. 우리나라의 근로소득자는 약 1600만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근로소득자 1인당으로 따지면 약 20만원 정도의 세금 혜택을 받는 셈이다.
신용카드 결제 비중도 1999년 제도가 도입될 당시와 비교해 5배 이상 급증했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현금서비스와 기업구매실적을 제외한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총민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12.3%에서 2015년 65.3%로 5.3배 뛰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정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나랏빚이 늘어나면서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져 가급적 공제 혜택을 줄여 세원을 확보하는 게 원칙론에 맞다. 하지만 섣불리 일몰을 방치하면 ‘제2의 연말정산 대란’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신용카드 공제율을 소폭 내리거나 공제한도를 축소하는 쪽으로 절충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마저도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장담키 어렵다. 2013년 말 일몰을 앞두고 정부는 소득공제율을 15%에서 1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여야 모두 반대해 기존대로 연장됐다.
정부는 지난 3월 신용카드 소득공제에 대한 조세특례제도에 대한 성과 평가에 착수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KIPF),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를 거쳐 존폐, 공제율 확대·축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성과 평가는 조세특례제도의 존폐, 보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점에서 보자는 것”이라며 “신용카드 공제제도라고 해서 다른 조세특례제도와 다를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8월 세법 개정안이 나오기 전까지 성과 평가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