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나사와 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따르면 나사는 1회 비행 시간을 8시간으로 상정해 120시간만큼 측정하기로 했던 한반도 대기질 항공 측정 시간을 140시간으로 늘렸다. 이에따라 항공 측정 횟수도 20회로 4회 정도 더 늘었다. 나사는 이날 현재 모두 18회의 비행을 마친 상태다.
이처럼 측정 시간을 늘린 이유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공동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한반도) 기상 상황이 오염 상으로 봤을 때 연구 가치가 더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항공 측정과 관련해서는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인 서울 지역을 중점적으로 살펴 보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지난 5일 경기도 오산 공군 비행장을 출발한 나사의 연구용 항공기(DC-8) 기내에서 만난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의 알란 프라이드 박사는 “서울에서 경기 지역으로만 벗어나도 대기 오염 농도가 낮아진다”며 “앞으로 남은 2차례의 비행이 끝난 뒤 데이터를 취합한다면 서울에서 대기 오염 농도가 유난히 높게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유 시설이나 석탄 화력발전소 밀집 지역의 경우 ‘2차 미세먼지’에 대한 분석이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2차 미세먼지란 석탄이나 유류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대기 오염 물질이 공기 중에서 미세먼지와 결합해 생성하는 추가적인 물질을 말한다.
실제 이날 항공 측정에서는 미세먼지와 함께 이산화질소와 아황산가스 등을 중점적으로 측정했다. 오전 11시부터 오전 11시 30분까지 약 30분간 충남 당진·태안·보령·서천 지역의 아황산가스를 측정해 본 결과 0.004~0.011ppm 정도가 나왔다.
이 수치는 같은날 오전 9시쯤 서울 상공에서 측정한 아황산가스 수치(0.005ppm)와 비교해 최대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같은 시각 서울과 충남 지역의 미세먼지 수치는 각각 65㎍/㎥, 57~63㎍/㎥으로 서울 지역이 오히려 높은 편이었지만, 이같은 2차 미세먼지 유발 물질을 봤을 때 정유 시설·화력발전 역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원인이라는 점까지는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이태형 한국외국어대 환경학과 교수는 “정유 시설이나 아님 화력발전소 부근에 미세먼지가 많이 분포해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국내 대기질과 관련된 문제를 석탄 화력발전소에만 국한시킬 순 없지만, 이번 연구가 끝나면 미세먼지가 어떤 식으로 발생하는지에 대한 원인 규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조사의 남은 비행 일정은 오는 9~10일로 예정됐다. 나사는 이를 통해 측정하고 분석한 결과를 1년여 후인 2017년 6월쯤 발표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병욱 기자·환경부 공동취재단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