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서울의 거리나 지하철에서 루사리나 히잡을 쓴 여성이 부쩍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 국내에도 용산구 한남동에 2014년 이슬람 사원(서울중앙성원)이 건립되어 살라(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제는 특별히 눈길을 끌 만한 일도 아닌 흔한 일상이 되었다. 이주민의 문화를 존중하면 될 텐데, 종교적 맥락에서 가톨릭의 미사포나 수녀 복장은 예사롭게 여기면서 한낱 스카프를 두고 왜 이리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는 것인가. 결국 우리에게 이슬람은 아직 친숙하지 않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선입견이 내재되어 있는 종교인것이다. 히잡은 한낱 스카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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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
미국 9·11테러와 영국 7·7테러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슬람 혐오 현상이 증폭되고 있다. 무슬림 여성의 베일 논쟁은 영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뿐만 아니라 터키와 미국에서도 격렬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심지어는 니깝을 쓰는 여성들이 영국 다문화주의 실패의 원인이라는 논리까지 비약되기도 한다. 이는 니깝이나 베일에 무기를 감출 수 있다는 점에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의심받는 데까지 나아간다.
실제 이와 같은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아프가니스탄 침략 당시 서구 언론이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희생자를 부각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자미나(Zamina)라는 여성의 처형 장면이었다. 1999년 아프간여성혁명협회(RAWA)의 여성이 부르카 밑에 디지털 카메라를 몰래 숨겨 가지고 들어가 카불의 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처형 장면을 촬영한 것이었다. 이 비디오 필름은 반복 재생산되면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여성을 억압하고 있다는 상징적 수사가 되었다.
이국적인 문화는 낯설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습관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 그동안 이슬람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는가 한번 되돌아볼 때이다. 지역적으로나 종교적 혹은 관습적으로 이질문화임에는 틀림없다. 이라크나 시리아와 교전 중인 이슬람 초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의 무차별적인 테러와 잔인하고 잔혹한 처형 방법으로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을 강행함으로 말미암아 우리들의 판단을 흐리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차제에 다양한 관점으로 다문화를 이해한다는 측면에서 진솔한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고 한발 다가서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