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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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시, 인간 중심 발전모델 여러 도시들과 공유 필요”

박원순 서울시장, 약타 총장·자간나탄 총장과 대담
일자리 부족과 에너지 고갈, 기후변화, 성(性) 차별…. 국경을 넘어선 문제들 속에 세계는 어떻게 힘을 합쳐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서울시는 8일 유엔 에스캅(UN ESCAP·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시티넷(CityNet·인간정주관리를 위한 지방정부 네트워크)과 함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위한 도시정책공유 국제포럼’을 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제사회가 올해부터 2030년까지 15년간 추진할 새로운 개발목표인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s)’는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선진국 모두가 보편적으로 적용하고 추진해야 할 발전 목표”라며 “우리가 처한 전 지구적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지방정부는 물론 기업과 민간영역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시장은 포럼 주최를 위해 서울을 찾은 샴사드 약타 유엔 에스캅 사무총장, 비제이 자간나탄 시티넷 사무총장과 집무실에서 만나 지속가능발전의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8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샴사드 약타 유엔 에스캅 사무총장(맨 왼쪽), 비제이 자간나탄 시티넷 사무총장(왼쪽 두번째)과 만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지난해 9월 개막된 제70차 유엔 총회의 유엔개발정상회의에서 차기 전 지구적 어젠다로 SDGs를 채택한 지 벌써 8개월이 지났다. SDGs를 구성하는 17개 목표와 169개의 세부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서 그동안 유엔 에스캅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설명해달라.

샴사드 약타=우리 기구는 SDGs 중에서 ‘도시 지속 가능성’에 대해 가장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 중 절반가량이 도시에 살고 있고, 향후 몇 년 내에 도시 인구가 10억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될 정도로 도시화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기구가 담당하는 아태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따라 아태 지역의 여러 도시들의 경험과 정책 등을 공유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박 시장=그렇다면 각 지방정부들이 모인 시티넷에서는 SDGs를 이행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는가.

비제이 자간나탄=도시 문제들을 최대한 상식적으로, 간단히 접근하려고 한다. 길거리에 단순히 조명을 개선함으로써 범죄율을 감소시켰던 서울시의 사례처럼 말이다. 이것이 ‘혁신정책’이며 이러한 선진 사례들을 다른 국가의 도시들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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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지난해 에스캅에서 서울시에 도시정책 공유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는데, 그 이유와 세계 도시 간 도시정책 공유활동에서 서울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약타=아태 지역은 성장과 발전의 속도가 매우 빠른 지역이며, 수많은 도시들이 있어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서울시는 인간 중심의 발전 모델을 갖고 있어 SDGs의 취지와 부합해, 서울시와 같은 도시들이 공동 발전을 위해 청사진을 제시해줘야 한다. 실제 현장을 둘러보면 여러 도시 시장들의 고민이 현실 문제와 동떨어져 있기도 하고, 기술이나 역량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놀랄 때가 있다. 여러 도시들이 함께 정책을 공유하며 각각의 현실에 맞는 접근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박 시장=이번 포럼의 주된 목적은 도시 간 선진경험과 사례, 기술 등을 공유해 협력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서울시의 정책 가운데 공유했으면 하는 정책이 있는가.

자간나탄=서울의 스마트카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 시스템 하나로 여러 문제를 동시 다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 시장=스마트카드는 끊임없이 개발 중이다. 하나의 카드로 사회복지서비스를 받거나 세금을 내는 등 ‘원카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 이는 엄청난 빅데이터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미 몽골 울란바토르 등에 스마트카드 시스템을 제공해 공유한 바 있다. 이처럼 기술은 핵심적 역할을 하지만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은 것 같다. 재원이 부족할 수도 있고, 노하우가 부족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이러한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을까.

약타=재정 문제만 들여다보면, 도시가 사정에 맞게 재원을 활용하고 세출입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시가 주도적으로 민간이나 기업으로부터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도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재원 활용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박 시장=거버넌스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들린다. 서울시 기본 시정방향도 협치와 거버넌스다. 도시 문제에 있어 민·관·산의 협력 방법은 무엇인가.

자간나탄=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다. 예를 들어 한국의 녹색기후기금(GCF)은 정부와 민간의 공동 노력이 필수적이다. 민간 투자를 유인할 수 있도록 적절한 사업 모델을 개발해야 하며, 손실이 없고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적절하게 역할을 분담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정리=권이선 기자 2s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