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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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컷의울림] 삶의 무게에… 날지 못하는 동심

지난 12일은 ‘세계 아동 노동 반대의 날’이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02년부터 아동 노동 근절 캠페인을 시작해 올해 완료하겠다고 선언했다. 농장이나 길거리에서 강제 노동에 혹사당하고 있는 아동은 전 세계에서 1억68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진 속의 소년도 이 숫자 속에 포함돼 있다. 인도 아마다바드 길거리에서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장난감 비행기를 팔고 있는 한 소년이 작은 어깨에 장난감 비행기를 한 꾸러미 멘 채 누군가로부터 쫓기는 듯한 불안한 눈빛으로 도로를 건너가고 있다. 지구상의 어떤 아이에게는 장난감 비행기가 ‘조종사’의 꿈을 꾸게 해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소년에게는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신호등도 없는 도로에서 무단횡단하는 소년의 모습에서 한창 공부해야 할 소년을 생존 현장으로 내몬 어른들의 무책임과 비정이 느껴진다.

이희경 기자·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