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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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왜 숙취가 심해질까?

입력 : 2016-06-24 17:33:51
수정 : 2016-06-24 17: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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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탓일까. 나이가 들수록 술자리가 부담스러워진다. 평일 저녁 과하게 술을 마시면 여지없이 다음날 숙취로 고생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몸에서 술을 거부하는 걸까?

슬프게도 답은 ‘그렇다’이다.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오브어스에 따르면 우리 몸은 나이가 들면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이 비효율적으로 변화한다.

젊을 땐 간이 쉽게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한다. 효소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아세테이트로 쪼개며, 이는 이산화탄소와 물로 나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 몸에서 알코올이 빠져나가게 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효소가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결국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아세테이트로 바뀌지 못하고 우리 몸에 남는다. 이게 문제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독성 물질이로 두통, 메스꺼움 등 숙취를 유발한다.

여기에 늙으면 신체의 수분 함량도 떨어진다. 체내 수분 대비 알코올 비율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셨는데 나이가 들수록 더 취하는 건 이 때문이다.

지방도 문제다. 나이가 들면 몸에 지방이 자연스럽게 축적되는데 지방은 알코올을 흡수하지 못한다. 따라서 몸속에서 알코올을 처리할 공간이 이전에 비해 부족해진다. 이에 따라 알코올로 생긴 피해의 복구 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진다. 1시간이면 깨던 숙취가 하루 종일 지속되는 이유다.

젊을 때보다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임도 커진다. 대학생 땐 술을 핑계로 하루 종일 누워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취직하고 먹여 살려야 할 식구가 늘어나면서 숙취에도 일하러 나가야 한다. 몸이 회복되기는커녕 숙취를 더 시달린다.

그나마 숙취를 줄이려면 물을 많이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 알코올 분해를 돕는 해장 음식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술을 줄이는 것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