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유타주와 콜로라도주에서 전날 치러진 민주당의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트렌스젠더 2명이 승리했다.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이들 트렌스젠더가 민주당 후보로 동시에 상·하원 선거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2000년 버몬투주 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트렌스젠더 카렌 커린이 출마했지만 압도적으로 패한 기록이 있다.
이번에 본선 출마를 확정한 두 후보는 공교롭게도 ‘미스티’로 이름이 같다. 유타주에서 승리한 미스티 스노우 후보는 상원선거에 나서게 되며, 콜로라도주에서 승리한 미스티 플로라이트 후보는 하원선거에 출마하게 된다. 두 선거구 모두 공화당 강세 지역으로 공화당 출신이 현역 의원이다.
스노우 후보(30)는 뒤늦게 당내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상대 후보의 공약을 집중 비판했다. 상대 후보가 낙태권리를 적극 주장하지 않는 점을 비판하며 20%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압승을 거뒀다. 스노우 후보는 선거유세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유급 육아휴가, 마리화나 합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ABC방송은 스노우 후보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 솔트레이크시티의 오래된 잡화점에서 13년 동안 점원으로 일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트프 직원으로 근무했던 플로라이트 후보(33)는 콜로라도주 5선거구인 스프링스 지역구에서 16%포인트 차이로 상대후보를 이겼다. 민주당 대선경선에 출마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열렬한 지지자인 플로라이트 후보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이 아닌 군대에서 20대를 보냈다.
두 후보의 경선승리 소식이 알려지자 성소수자 단체들은 환영을 표했다. 성소수자 단체인‘이퀄리티 포럼’의 맬콤 라진 이사장은 “두 트렌스젠더의 프라이머리 승리가 11월 본선에서도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성적 소수자임을 표방한 이들이 공직에 도전함으로써 성소수자들이 다른 사람들처럼 미국 사회를 구성하는 일부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