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고소득에다 안정된 직장이 보장된 것으로 평가받던 조선 관련 학과 졸업생 취업길이 당장 막힌데다 일부에선 아예 조선 관련 과 신입생 모집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4학년 학생들은 '꿈의 직장'으로 꼽던 거제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빅3'에 대한 입사 기대를 접었다.
빅3 가운데 1곳에서 최종면접까지 합격한 이 과 최우수 학생은 조선업 구조조정이 가시화하면서 해당 업체가 채용 계획을 보류, 사실상 입사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차선책으로 조선기자재업체나 조선이 아닌 타 업종으로 취직할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상가상으로 3·4학년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방학 때 중소업체에서 하던 현장실습도 업체들의 사정상 지금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영호 창원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교직원들은 취업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일단 기계 업종에 있다가 경력을 쌓아 차후 빅3 등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천하고 있다"며 "현재 학생들의 고민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남대 조선해양IT공학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4학년 학생 30여 명 가운데 일부는 현재 학교에 설치된 사업단에 들어가 조선해양 관련 사업에 대해 교육을 받으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원하는 때, 원하는 업체에 취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양플랜트 국제공인 품질전문가 등 자격증을 따거나 어학 능력 보충 등 장기 계획을 세워 당장 취업을 보류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조선 불황의 여파는 학과 구조조정으로도 이어졌다.
한국국제대학교는 2012년 신설한 조선해양공학과 내년도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폐과 결정이다.
도내 한 사립대의 조선 관련 전공 교수는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지방 사립대 같은 경우 구조조정 얘기가 꼭 나오게 돼 있다"며 "조선해양은 우리 나라가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얼마 안 되는 산업 가운데 하나인데 당장의 취업률과 관계 없이 장기적으로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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