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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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40도… 이라크 50도… 가마솥 더위에 지구촌 ‘헉헉’

중국 남부, 최고단계 폭염 경보/ 이라크 전력 부족… 시민들 ‘부글’/ 영국에선 철로 휘어 열차 지연
미국 전역도 ‘찜통 더위’ 지속…“14개월째 가장 더운 달 경신”
올여름 살인적인 더위가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올 들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달’의 기온을 매월 경신하면서 최고로 더운 여름을 맞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광둥성 광저우 등 동남부 지역에는 22일부터 낮 최고 기온이 38∼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 지역에는 최고 단계의 폭염 경보인 ‘고온홍색경보’가 내려졌다.

중국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오카오’ 날씨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했다. ‘사오카오’란 ‘요리 재료를 불에 굽다’는 뜻으로, 사오카오 날씨는 길에 생고기를 올려 놓으면 익을 정도의 더운 날을 의미한다. 한 중국인은 “차량 보닛에 삼겹살을 올려놓았더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알맞게 익었다”며 “더워 죽겠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이른 저장성 항저우에서는 얼음물 통에 들어가 매운 고추를 먹는 이색 대회가 열렸다.

중동 더위는 살인적인 수준이다.

50도에 육박했던 예년의 7월 온도는 현재 53∼54도까지 치솟고 있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는 지난 22일 최고 기온이 53.9도까지 올랐다. 앞서 20일에는 바스라가 53도, 바그다드가 51도까지 오르며 임시 공휴일이 선포됐다.

이라크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폭염에도 이 지역 사람들은 냉방기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발전·송전시설이 파괴된 이라크는 이후 지속된 내전으로 전력시설을 복구하지 못했다. 현재 하루에 몇 시간만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

미국 전역 열파지수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기상국(NWS)이 발표한 미 전역의 기온 분포도. 이날 51개주 가운데 48개주에서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한 열파지수가 화씨 95도(섭씨 35도)를 넘는 무더위가 나타났다.
미국 국립기상국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영미권도 찜통더위에 시름하긴 마찬가지다.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남부 옥스퍼드셔주는 지난 17일 올 들어 영국에서 가장 더운 33.5도를 기록했다. 런던에서는 뜨거운 열로 철로가 휘어져 열차 시간이 변경되거나 연착하는 일이 빚어졌다. 미국도 ‘유나이티드 스웨츠(땀) 오브 아메리카’(United Sweats of America)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찜통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미 해양대기관리국(NOAA)은 지난해부터 매월 평균 기온이 이전 해보다 높아지며 ‘가장 더운 달’의 기록이 14개월째 경신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은 NOAA가 1880년 세계 평균기온을 관측한 이래 가장 더웠던 6월을 기록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2016년은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며 “지구의 온도 상승은 40%는 엘니뇨 탓이지만 나머지 60%는 온실가스 등 산업 활동에 따른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