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007작전' 경찰 잃어버린 현금 2000만원 찾아 주인 돌려줘

전남 고흥에 사는 A씨는 현금 2000만원을 잃어버렸다가 경찰의 도움으로 하루 만에 찾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25일 고흥 경찰에 따르면 현금다발을 고추 박스에 넣어둔 사실을 깜박 잊고 집 청소를 하면서 상자를 쓰레기와 함께 버렸다는 것.

전씨가 돈을 잃어버린 것을 안 것은 지난 24일 오후 10시쯤 면장갑 제조에 쓸 실을 사는 데 쓰려고 모아놓았던 돈 2000만원이 사라졌다.

5만원권 400장이 든 상자 안을 확인하지 않고 쓰레기인 줄로만 알고 다른 쓰레기와 묶어 아파트 쓰레기장에 버린 것이다.

전씨는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떠올리고 아파트 쓰레기장을 뒤졌지만, 이미 돈이 든 상자는 없어진 후였다.

낙담한 전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출동한 경찰도 아파트 쓰레기장을 뒤져 전씨가 돈 상자와 함께 버렸던 다른 쓰레기를 발견했다.

하지만 돈이 든 상자를 찾아내지 못했고 경찰의 추적 작전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아파트 쓰레기장에 다른 쓰레기는 그대로 있고 폐지 등 재활용 쓰레기만 없어진 점을 파악한 경찰은 폐지 수집상이 상자를 가져갔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했다.

인근 폐쇄회로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하나하나 모두 확인해 전날인 23일 오후 아파트 쓰레기장을 방문해 폐지를 수거한 차량을 찾아냈다.

경찰은 이 폐지 수거차량이 아파트 쓰레기장에서 돈 상자를 수거했고, 이를 폐기물 처리장에 판매한 사실도 확인했다.

즉시 타격대까지 동원해 폐기물 처리장에 출동한 경찰은 2t에 달하는 폐지 더미를 뒤져 25일 낮 1시쯤 돈이 든 상자를 찾아냈다.

경찰은 전씨가 돈을 잃어버렸다고 신고한 지 15시간만에 돈 상자를 찾아내 돈 주인에게 전달했다.

고흥=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