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유물과 자료를 공개 구매하는 과정에서 청구영언을 입수했다”며 “최근 전문가 자문 결과 이 책이 그간 학계에도 거의 공개되지 않은 청구영언 원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25일 밝혔다.
‘해동가요’ ‘가곡원류’와 함께 3대 시조집으로 꼽히는 청구영언은 개인 문집에 수록돼 있거나 구비 전승되던 시조 580수를 모아 펴낸 책이다. 조선이 건국되기 전 정몽주와 이방원이 읊었다는 ‘단심가’와 ‘하여가’가 한글로 처음 기록된 서적이기도 하다.
권순회 한국교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김천택의 청구영언은 국립한글박물관 전시 전까지 일반에 공개된 적이 없다. 조선 시조집의 원형적 모델로 문학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2차 자료인 활자본을 바탕으로 진행돼 한계가 있었던 연구가 더 정확하고 다양해 질 것으로도 기대된다.
김천택의 청구영언은 1948년 조선진서간행회(朝鮮珍書刊行會)가 활자본으로 출간한 바 있으며, 학계에서는 동명의 다른 책과 구분하기 위해 조선진서간행회의 ‘진’(珍) 자를 따서 ‘청구영언 진본(珍本)’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김천택이 손으로 쓴 청구영언 원본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유명한 고서점이 소장하고 있으면서도 공개하지 않아 “도난됐다”거나 “심하게 훼손됐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교과서, 문학 개론서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책인 청구영언의 의미와 가치를 알릴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