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 재송2동 주민센터 직원과 자원봉사자 등 45명이 지난 15일 오전 9시 30분부터 7시간 동안 청소를 했다. 이날 수거된 쓰레기는 1t 트럭 6대 분량이나 됐다.
남씨 집이 쓰레기 천국이 된 데는 사연이 있다. 남씨는 3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실의에 빠져 지냈다.
우울증과 만성질환을 앓은 남씨는 지난해 연말 재송2동으로 이사를 온 뒤 집 안 청소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옷 장사를 하려고 가져온 옷과 홈쇼핑에서 배달된 물품은 포장된 채로 방치돼 쓰레기로 변했다.
지난 4월 전입신고 이후 재송2동 주민센터 복지사가 방문했을 때 코를 찌를 정도로 악취가 심했다고 한다.
이삿짐을 정리하지 않은데다 매일 나오는 음식물 및 생활쓰레기가 뒤범벅이 되면서 집안은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동 주민센터 복지 담당자가 “청소를 해주겠다”고 수차례 제안했지만 남씨는 계속 거절했다.
복지 담당자는 포기하지 않고 설득을 거듭한 끝에 청소 허락을 받았다.
재송2동 365깔끔이봉사단, YES자원캠프 봉사자, 복지위원 등이 청소를 하고 옷, 그룻, 생필품 등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집안이 정리된 모습을 본 남씨는 허리를 숙여 봉사자들의 손을 잡으며 '고맙다'는 말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재송2동 주민센터는 보건소, 정신건강증진센터 등과 연계해 남씨를 지속해서 보살필 계획이다.
김신애 재송2동장은 “쓰레기를 치운 자리에 희망을 채워 행복이 가득한 집으로 만들어 드린 것 같아 다들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따뜻한 마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