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 상가 월세가 판교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가정보업체 점포라인은 2011년 이후 자사DB에 매물로 등록된 광교신도시(수원시 이의동·원천동·하동, 용인시 상현동·영덕동) 소재 점포 282개를 조사한 결과 올해(이달말 기준) 평균 월세는 3.3㎡당 15만6300원으로 조사됐다고 28일 밝혔다. 광교신도시 상가 월세가 15만원 선을 넘어선 것은 2011년(16만1400원)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같은 기간 매물로 등록된 판교신도시(성남시 분당구 판교동·백현동·삼평동·운중동) 소재 점포 214개를 조사한 결과 올해 평균 월세는 12만9000원으로, 광교신도시 점포의 82.5% 수준에 머물렀다. 2012년 17만8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작년까지 3년 연속 하락하다 올해 반등했지만 광교에는 미치지 못했다.
광교 상가 월세가 판교 상가 월세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부터다. 2012년 판교 상가 월세가 광교 상가 월세를 앞지른 이후 3년간 이같은 추세가 이어져 왔지만, 지난해 광교 상가 월세가 평균 11만400원으로 판교 상가 월세(10만9200원)를 근소하게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는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상가 임대보증금도 광교가 우위에 있다. 올해 광교 상가 임대보증금은 3.3㎡당 275만원으로 3.3㎡당 222만원에 그친 판교에 비해 23.8%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임대보증금 역시 월세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광교가 앞지른 뒤 올해 들어 차이가 나고 있는 흐름을 보였다.
이처럼 광교신도시 상가 보증금과 월세가 판교를 넘어선 것은 광교신도시가 용인·수원·오산·의왕 등 경기 남부 주요 도시에서 발생하는 광역 수요 흡수에 유리한 지리적 위치를 갖췄고 자체적으로도 도시개발이 마무리되면서 인구 수가 판교와 엇비슷해짐에 따라 자체적인 상권 경쟁력도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염정오 점포라인 상권분석팀장은 "판교를 찾던 용인·수원·의왕 등지의 경기 남부지역 소비자들 입장에서 상권 성격이 비슷하면서도 지리적으로 가깝고 접근이 용이한 광교를 대안으로 설정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특히 광교신도시는 인근 대기업 종사자들의 거주비율이 높은 만큼 서울로 유출되는 소비층이 제한적이어서 지역 내 소비 활성화가 유력한 곳"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인구 수 증가 추이도 광교의 상가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5월 말까지 주민등록된 광교신도시 인구 수는 9만498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8만5392명에서 1년 여만에 11.2% 증가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판교신도시 인구 수는 9만6194명에서 9만9922명으로 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광교신도시에는 이처럼 초기 선점을 통해 매각차익과 임대수익을 모두 기대할 수 있는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상가 분양이 활발하다. 이런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은 광교 원천호수변에 '힐스테이트 광교 상업시설'을 분양 중이다. 공급면적 1만3280㎡, G1~G2 2개 층, 77실 규모로 조성된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인구 수가 늘어나면 주거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상가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에 상가 공급이 활발하다"며 "다만 유력상권이 형성되는 초기에 상가를 선점해야 차익실현과 임차수요 흡수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